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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인터뷰]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상근활동가 여름
  • 2022-09-22
  • 2467


지난 3월, 성매매 여성이 단속 나온 경찰에게 불법촬영을 당했습니다. 경찰이라는 지위, 성매매 여성이라는 취약한 위치성을 이용한 성폭력이었습니다. 성폭력을 당해 마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듯, 이 사건의 피해자 역시도 그렇습니다. 경찰의 위법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연속으로 기획한 총 세편의 기사를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1편_ 경찰의 성매매 여성 알몸촬영, 위법한 채증과 수사관행 규탄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2편_ 주홍빛연대 차차 상근활동가 여름님 인터뷰

3편_ 디지털 성착취와 연동되며 수익구조화되는 성매매





규탄 기자회견을 끝으로,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 근처 카페에서 피해자 지원단체인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의 상근활동가 여름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해당 사건 지원의 비하인드 스토리 및 차차의 활동들, 활동가로서의 관심사 등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진행을 닻별님께서 도와주시기도 했습니다. 이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여름님.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의 설립 취지와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A.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는 2017년 7월 14일 날 창립된 단체로, 주홍 글씨로 낙인찍힌 모든 성노동자를 위해서 차별과 낙인을 하나하나 지워나간다는 뜻을 가진 국내 유일의 성노동자 중심 단체입니다. 저희가 주로 해왔던 활동으로는 첫 번째, 성매매 여성들과 협력-연대해주시는 분들이 온라인상에 글을 쓰고 발언하는 성노동 프로젝트가 있고요. 두 번째는 1년 정도 실시한 법률상담입니다. 이번 사건도 차차에서 법률상담을 한 사례입니다. 세 번째로는, 6월 29일 한국 성노동자의 날 집회와 12월 8일 국제 성노동자 폭력 철폐 기념의 날 캠페인 진행입니다. 작년에 미국이나 영국 등지에서 성노동자에 대한 폭력 행위가 많아졌는데, 생존권 보장하라! 는 취지의 캠페인을 한강진 역에서 했었어요. 네 번째로는 성매매 현장 아웃리치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성매매 현장 조사와 물품 제공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활동을 노동권 영역의 문제로 보고 있어요.


Q. 이번 기자회견에서 다룬 경찰에 의한 불법촬영 사례, 지원하며 경험한 어려움이나 아쉬움이 있다면 어떤 내용일까요?

A. 우선은 저희가 법률 상담 이외의 다면적 지원은 안 되니까 기존 상담소에 연결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또 경찰이라는 공권력이 성매매 현장 증거 수집이라는 합법적 명분을 내세워서 ‘단속 과정에서 불법 촬영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게 힘들었어요. 사실 성매매처벌법이나 성매매 단속 시 여성만 처벌받는 수사관행에 대해서 더 많이 논의되지 못해서 아쉬워요. 성매매 현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성폭력으로 의미화할 수 없는 현실도 그렇구요. 국내에서 인권침해적인 함정 수사들이 허용되는 분야가 마약이랑 성매매거든요. 많이 발견되는 사례를 소개해보면, 경찰이 함정 수사를 한다고 해서 손님인 척 와가지고 성관계를 하고 잡아가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단체 탄식) 법적인 지점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성을 느꼈고, 성매매 처벌법을 개정할 필요를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Q. 예전 인터뷰에서 당사자분들이 지원단체의 접근에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점을 어려워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일단은 당사자들의 편견같은 게 있는데, 지원단체는 ‘무조건 탈성매매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오해를 하고 계세요. 그런데, 개별 상담소나 상담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지원이 달라지는 점은 사실이예요.

예를 들어 법률지원·의료지원·주거지원 같이 시급한 지원은 탈성매매 안 하고도 받을 수 있는데, 상담사가 탈성매매해야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고요. 실제 사례로 차차에 오시기 전에 검정고시 학습 지원을 받고 싶다는 분이 계셨는데, 다른 곳에서 지원받으려고 알아보니 탈성매매하고나서 오라고 했대요. 다른 단체 활동가에게 물어보니 상담사마다 개인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상담사 개인의 의견이 어찌되었든 (상담받는 당사자) 대부분은 지금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고, 앞으로도 일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니 지원받기 어려울 것 같은 거죠. 아니면 지원단체 자체에 신뢰가 없거나 활동범위를 모르는 분들도 있고.

차차에 법률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기보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오픈 카톡방에서 익명 문의를 많이 하세요. 그런 분들하고 상담을 하고. 차차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은 차차에서 해드리고, 또 차차는 법률지원만 되니까 의료나 주거와 같은 다른 지원이 필요하시면 지원 가능한 타 단체로 연계하는 복잡한 부분이 있습니다.


Q. 차차가 생각하는 비범죄화와 성노동자 권리 운동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성매매 문제를 접근할 때 성매매를 근절해야되고, 특정 모델을 법제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은 성매매가 불법인 상황이니까 여성들이 처벌받는 일이 너무 빈번하고, 당사자가 처벌받으면 안된다는 입장은 진영이 달라도 공통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매매 당사자들이 하루빨리 보호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차차는 운동을 시작할 지 얼마 안 된 단체이고, 기성 단체와 함께 성매매처벌법 개정운동을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성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성노동자 권리 운동을 여성 운동에서 많이 함께해주시고 도와주신다면 더 좋은 여성운동, 성매매여성 권리 운동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차차가 앞으로 할 프로젝트나 혹은 차차가 기존에 하는 활동 중에 대중적 주목이 있었으면 하는 활동이 있을까요?

A. 매해 해온 성노동 프로젝트를 할 예정이고, 단속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적 상황에 대해 대중에 알리려고 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12월에 성노동자 추모 행동을 할 예정인데, 자원없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계속 할 수 밖에 없을 때, 그 사람들이 어떻게 존중받고 살아갈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