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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 살롱_지워도 지워도 절대 절대 안지워지지(12/27)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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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 살롱_지워도 지워도 절대 절대 안지워지지(12/27)




2022년 겨울, 국회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2022년,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는 대통령의 단 7글자 공약에서 시작되어 지방정부 부서명에서의 '여성', '성평등' 삭제로 이어지고 있고, 정부조직 개편안으로 전면화된 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죠. 


이에 전국 900여개 여성, 시민, 노동, 인권, 종교, 환경단체가 지난 11월 발족한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여가부 폐지 저지 전국행동)’과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7일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 살롱_지워도 지워도 절대 절대 안지워지지>를 열었습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싸고 정책에서의 '여성 지우기'라는 문제점을 짚고, 성평등 추진체계의 중요성에 대한 환기와 더불어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고 성평등 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다시금 모아내고자 했습니다. 행사에는 연말임에도, 온오프라인 포함 1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습니다.



첫 순서로는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 전국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이 ‘여성가족부 폐지’ 정부조직법 관련 경과와 국회 논의 상황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 올해 1월 대선 정국에서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떠한 논리나 근거도 없이 자신의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7글자를 공약하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현존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부정함.
= 대통령 당선 이후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취임하고, 장관은 “여성가족부 폐지에 찬성”입장을 밝히며 부처 폐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함.
= 10월 7일, 국민의힘 주호영 등 115인이 당론으로 여성가족부를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함. : 제41조(여성가족부)를 삭제, 소관 사무 중 여성고용은 고용노동부로 이관, 나머지 사무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는 안.
= 11월 2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하면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여야 3+3 정책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기로 함.
= 정책협의체는 12월 1일 킥오프 회의 이후 여러 현안들로 여야 대치가 이어지며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음. 협의체 논의가 늦어짐에 따라 올해 안으로 예상되었던 정부조직 개편 논의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
= 중앙 정부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흐름에 따라 각 지자체 정책, 조례, 예산에서도 ‘여성’, ‘성평등’ 용어가 삭제되거나 성평등과는 관련 없는 용어들로 수정되고 있음.
= 내년은 2024년 총선을 한 해 앞둔 해로 성평등, 사회연대, 공공성 측면에서 가치와 정책을 지켜내기 위해 잘 싸워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임. ‘내 삶이 바로 정책’이라는 관점을 견지하며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함.




이어서 연구자들의 릴레이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첫 강연으로는 김주희 여성학자가 정책에서 ‘여성폭력’을 ‘폭력’으로 바꾸는 것의 문제점과 ‘여성’이라는 관점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여성운동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설명했습니다.


=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방향이 여성이라는 단어를 지우는 방향에서 출발하고 있음. 여성 대신 ‘행복’, ‘인구’라는 표현 사용하는 등 여가부 폐지 논의가 ‘무맥락적으로’ 진행됨. 이와 더불어 ‘여성’폭력에서 ‘여성’이라는 맥락을 지우고 ‘폭력’으로 바꾸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음.
= ‘여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의미함. 이를 철폐하기 위한 국내외 시도들이 있어왔음. 유엔은 여성폭력(VAW)을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해 온 불평등한 권력 관계의 표지’이며 ‘여성에게 예속적 지위를 강요하는 주요한 사회적 기제 가운데 하나’라 규정함. 국내에서는 2019년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제정됨.
=기존의 가치중립적인 시선으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관찰되기 어려움. 어떤 것이 폭력인가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이 작동하는데 그 여성이 ‘어떤 여성인가’, 가부장제 규범 역행하는 여성, 타락한 여성, 문제적인 여성이라고 하며 심지어 그 여성들이 가해자로 여겨지는 상황까지 이어짐. 여성들이 다양한 맥락 안에서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과정을 ‘폭력’이라는 관점으로는 볼 수 없고, 젠더관점이 들어가야 특수한 시각들로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음.
= 배제된 여성들의 이야기, 말하고 있지만 들리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사회적 인식을 확장해나가야 함. 여성운동은 여성으로서 경험하는 폭력을 계속해서 청취하며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낸 과정이었음. ‘여성’은 역사적, 정치적 사건과 이를 정치화 낸 현장을 통해 진보해온 범주임.
= 현장의 여성주의가 만들어낸 승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해야할 시점, 여성가족부 폐지에 존치로 맞서야 함.




두번째 강연에서는 신경아 사회학자가 시민의 일상에 성평등 추진체계와 제도, 예산 등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 “제도는 나의 삶을 만들어가는 틀” 내가 어떤 제도에서 살아가느냐의 영향을 받음. 내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고 있는가는 그런 제도 속에서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함. 나를 둘러싼 제도의 변화와 개악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아야 함.
= 여교수채용목표제, 채용성차별 금지 법제화,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의 협소한 ‘가족’ 개념 등 각종 제도는 시민 개인의 일상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
= 경기도 4차 산업혁명 촉진에 관한 조례의 일자리 실태조사에 인적 통계와 조사자료에 성별 구분이 없었음. 성별영향평가 제도가 있었기에 성별을 구분하고 통계를 잡도록  문제제기하고 바로잡는 근거가 됨. 그런데 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를 비상설화하겠다는 방침을 얼마 전 정부에서 발표함.
= 법과 제도, 정책에서의 젠더, 성평등 관점의 소멸 또한 큰 문제임. 새 교육과정에서 ‘성평등’을 삭제하겠다고 함. 도덕 과목 내 ‘성평등’이라는 표현은 ‘성에 대한 편견’으로, ‘성평등의 의미’라는 표현은 ‘성차별의 윤리적 문제’, ‘섹슈얼리티’ 용어 삭제함. 이는 성차별을 구조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며 이중적/위선적 성규범을 부활시킬 수 있어 매우 심각함.
= 삶을 바꾸려면 제도를 바꾸고 인식을 바꿔가야 함. 페미니즘은 우리의 삶을 바꾸는 실천이며 제도를 바꿔야 인식의 변화도 이끌어짐. 이를 통한 삶 자체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임. 여성가족부를 존속해야하는 이유는 우리 인식을 더 민주적이고 평등한 방향으로 가도록 할 것이기 때문임.




세번째 강연에서는 이라영 예술사회학자가 ‘여성가족부 폐지’, 10.29 이태원 참사 등을 둘러싼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의 언어를 지적하고 이에 대항하는 책임의 언어에 대해 말했습니다.


= 책임이라는 개념이 붕괴된 사회. 그런데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언어는 ‘법적 책임’이라는 말. ‘법적 책임’이 과잉되게 말해지고 있음. 그런데 정작 정치적, 윤리적 책임은 어디서도 들어볼 수가 없음.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 윤석열이 쓴 지 355일 됐음. 이 7글자에 많은 국민들을 분노하고 불안하게 만들었음.
= ‘구조적 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인 문제’ ‘여성가족부, 역사적 소명 다했다’
= 차별의 역사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현실. 여가부가 있다는 건 차별이 있다는 것이라서 안된다는 것. 한편, 우리 사회 고통 인식에 대해 -’막연하게 정부 책임 묻지 말라’고 함(이태원 참사). 책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무엇으로, 범주를 어디에 두고 인식하고 있는가? 정확한 가해자만이 책임 진다고 생각하는 것. 이것은 우리 사회 문화화된 폭력, 차별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게 만드는 것. 일상에서 모든 것이 가/피해자가 분명하지 않음.
= 시민은 정부에 정의를 요구할 책임이 있으며 부정의를 시정할 책임은 국가에 있음. 국가는 부정의에 응답하고 책임져야 함.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은 퀴어아티스트 이반지하의 신곡 ‘안지워지지’를 바탕으로 구성된 참여 퍼포먼스를 함께 했습니다. 

= 참여자들은 2023년 더 이상 지워져서는 안 될 것들로  여성, 여성가족부, 성평등 정책, 페미니즘, 구조적 차별, 성평등 민주주의, 성평등을 요구하는 청년의 목소리, 책임,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 노동, 장애인 이동권, 이주노동자 권리, 성소수자, 생명/평등/연대/저항 등을 꼽았습니다. 한 사람씩 마이크에 목소리를 내는 순간은 정말 지워지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선포하고 선언하는 시간 같았습니다. 




퍼포먼스를 마치고 “여성가족부 폐지는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이며 “우리가 막는다”는 힘찬 구호로 다가올 새 해의 투쟁과 연대의 결의를 다졌습니다.
새해에 행사 퍼포먼스를 통해 만들어진 릴스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로 다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2fKWWtET3-g



* 위 후기는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전국행동>의 사후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