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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4 제네바에서 함께 하는 여성 운동 소식 (4) - CEDAW 제9차 한국 본심의 NGO 참가단 공식일정 : UN OHCHR 동아시아담당관과 유엔 여성폭력특별보고관 데스크오피서 미팅
  • 2024-05-17
  • 449

2024 제네바에서 함께 하는 여성 운동 소식 (4)

- UN OHCHR 동아시아담당관과 유엔 여성폭력특별보고관 데스크오피서 미팅


5월15일, CEDAW NGO참가단은 오전 10시부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앞에 모였습니다. 한국의 여성인권 상황을 공유하고, 국제기구와 NGO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함께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비공식 미팅이지만 공식 자리 못지 않게 정보가 가득 오갔습니다. 모두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퇴행과 주시해야 하는 상황을 열정적으로 공유했어요. 이 회의에는 UN OHCHR 동아시아담당관과 UN 여성폭력특별보고관 데스크오피서, 그리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단법인 온율,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 장애인권법센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와 변호사들이 참여했습니다. 



첫 주제는 한국의 젠더폭력(Gender Based Violence)이었습니다. 각 단체가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최근 더 거세어지는 안티페미니즘 흐름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어요. 국제적으로 안티페미니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은 혐오와 차별에 어떻게 개입하고자 노력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구요. 또 여성혐오 살인 범죄가 지속적으로 체감되는 현실, 데이트 관계에서의 폭력이 이어지는 상황, 그리고 성인 페스티벌과 같이 축제의 탈을 쓴 채 공적 공간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차별이 일어난다는 점도 알렸습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피해자에게 완전한 배상을 할 것을 권고하기도 한 골든게이트 클럽 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의 필요성도 나눴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역고소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도요. 


성과 재생산권리도 짚어졌습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가 되어, 이제 낙태죄 조항은 무효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계속 입법공백을 얘기하며 마치 낙태죄가 살아있는 것처럼 여성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지요. 또한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익명출산제-‘보호출산’ 제도가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단을 막고, 아동청소년의 권리와 장애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도공유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배제된/소수자(Marginalized) 여성에 대한 한국 상황도 공유했습니다. 군형법 92조의 6이 사실상 동성애처벌법으로 기능한다는 점과, 혼인평등권 쟁취를 위한 여러 노력, 한국 트랜스젠더 차별 이슈도 얘기되었습니다. 어제 있었던 CEDAW 본심의에서도 한국 정부가 트랜스젠더 차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어물쩡 ‘헌법상 평등권을 보장한다'고 답하면서 넘어갔습니다. 장애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 특히 장애여성이 쉼터를 이용한 이후 적절한 주거지원이 되지 않아 탈시설이 매우 어렵다는 점도 짚어졌어요.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어요. CEDAW 가 여러차례 권고했으나 한국 정부가 이행하지 않고 있는 많은 것 중 하나가 차별금지법입니다. 최근 보수기독교단체의 공문을 받은 경기도에서 성평등도서 수천권을 폐기했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한국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것을 공감했습니다. 


유엔은 여러 방법으로 협약 당사국과 회원국의 인권 실태에 권고하거나 개입하고 있습니다. 재정난이나 회원국 정부의 비협조와 같은 한계도 존재하지만요. 시급한 인권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긴요한 국제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활동가들의 역할이겠지요. 앞으로 펼쳐질 다각도의 활동을 서로 기대하고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글은 CEDAW 제 9차 한국 본심의 NGO 참가단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