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가해자가 사망하면 사건의 실체적 진실도 사라지는가? 경찰은 고(故) 장제원 성폭력 사건 수사 결과 발표하라
마치 성폭력 피의자로 수사 중이었다는 사실은 전혀 없었던 듯, 고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장례가 진행되고 있다. 직무 정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정진석 비서실장을 통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했고, 유력 정치인사들의 조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무 일도 없었는가.
피해자는 9년이라는 시간 끝에 어렵게 고소를 결심했고, 3차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문자메시지, 사진, 동영상, 국과수 감정 결과서, 피해 직후 상담 기록 등 소위 ‘객관적 증거’를 제출했다. 경찰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3월 28일 한 차례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후, 사망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본 사건 피해자 지원 단체로 함께하는 바, 또다시 "가해 사실"과 "피해자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고, 오랫동안 고소를 망설이게 했으며, 피해자가 용기를 내 고소한 뒤에도 의심과 비난을 받게 하였고, 가해자가 사망한 뒤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해자의 위력에 대한 제동이 필요하다.
이에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종합하여 가해자의 혐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발표하라.
성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조문과 추모는 피해자에게 사라지지 않는 가해자의 권력을 재확인하게 할 뿐이다.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를 즉각 중단하라.
사건 발생부터 종결까지 피해자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피해자의 삶은 계속된다. 제대로 된 사과와 처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피해자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피해자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25년 4월 3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