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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포기한 국가인권위원회는 부당해고 철회하고, 성차별조사업무 공백 사태 책임져라!
  • 2011-02-24
  • 2908

  [기자회견문]

- 성차별 조사관 부당해고 규탄 여성계 기자회견 -

 

 

여성인권 포기한 국가인권위원회는

부당해고 철회하고, 성차별조사업무 공백 사태 책임져라!

 

 

오늘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파행이 정점을 찍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작년 11월 인권위 상임위원들이 인권위 파행과 무능하고 독선적인 현병철 위원장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자진 사퇴한 데 이어, 바로 오늘은 근 10년 동안 탁월한 인권감수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차별조사를 담당해온 강인영 조사관(이하 강 조사관)이 인권위를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인권위는 차별조사과 강 조사관의 해고를 자행했다. 인권위가 그동안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계약직 공무원에 대해 5년의 범위에서 계약을 연장해왔고 지금까지 한 번도 예외가 없었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계약거부 사태는 부당해고나 다름없다. 강 조사관을 떠나보내며 인권위 앞에 서게 된 우리 여성 단체들은 강 조사관에 대한 불합리한 해고 뿐 아니라성차별업무 공백으로 인해 야기될 문제들을 생각할 때 유감을 넘어서 상당히 침통한 심정이다.

 

인권위의 2009년 차별사건 접수현황에서 성희롱․성차별 사건은 전체 1,974건 중 453건(23%)이었으며, 이는 전체 차별 사건 접수건수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볼 때 제대로 된 인권위의 조사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화되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인권위 설립 때부터 함께 해왔기에 어느 조사관보다도 전문성을 지닌 강 조사관을 해고했다. 인권위는 말도 안 되는 근거로 비정규직을 차별하며 자가당착에 빠져버렸다. 앞으로 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인권위의 권고에 과연 진정성을 읽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강 조사관의 해고는 결국 인권위가 성차별조사에 눈감겠다는 것과 다름없기에여기 모인 우리 여성단체들은 향후 인권위의 행보가 더욱 우려된다. 강 조사관의 해고로 인해 야기될 인권위 차별조사 기능 및 역할의 공백을 과연 채울 수 있는 것인지, 아니 채우고자 하는 의지나 어떤 대안이라도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병철 위원장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 취임한 상임위원이나 사무총장 등 최근 인권위 구성원을 생각하면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성차별팀 5명 중 4명이 신규 인원으로 교체된 상황에서 강 조사관의 공백으로 인해 여성․소수자의 인권침해에 대한 차별구제 역할이 약화되거나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작금의 현실에 우리 여성계의 좌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인권위와 어울리지 않는 이들이 한 자리씩 들어오고, 그나마 인권위를 인권위답게 보이게 노력하는 이들은 정작 내쳐지고 있다. 인권위에는 인권 교육과 정책이 없고 이제는 차별사안을 파악하고 분석할 사람도 없다. 인권위에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인권위의 파행일로에 우리 여성 단체들은 국회와 현 정부, 그리고 무엇보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가인권위는 강 조사관 부당해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당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1. 업무공백이 뻔히 예상되는 성차별 조사 업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

 

 

2011. 2. 23

 

기독여민회,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여성사회교육원,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평화를만드는여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