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강의자료가 띄워진 TV 옆에 강사가 서서 수강생들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33기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4주차, 실제 상담 실습과 꼭 알아야 할 원칙과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보낸 수강생은 어떤 소감을 남겼을까요?
“당연한 일상” _ 변희랑
타지에서 올라와 교육을 듣는 첫 주의 나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 지하철 플랫폼을 반대로 내려가 다시 돌아가기도 했고, 계단과 멀리있는 칸에 탑승해 지각을 피하기 위해 뛰기도 했으며, 잠겨져 있는 핸드폰을 풀면 언제나 지도 어플이 켜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에 카페에 들려 커피를 살 여유가 생겼다. 그만큼 익숙해진 것, 즉 나의 새로운 일상이 된 것이다.
이번 주의 강의 주제는 이론보다는 실무적인 부분을 다루었다. 여러 분야 성폭력과 여성주의 상담자로써 혹은 조력자로써 역할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성폭력상담소에서 일했을 때의 경험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당시 궁금했던 부분들을 답을 들으니 괜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내가 이 강의를 듣고 내담자를 만났더라면 더 도움을 줄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며 일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에게는 흘러가는 일상을 누군가는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을 가는 게, 학교나 유치원, 심지어는 집에서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성폭력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 지내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할지 아마 나는 짐작도 못할 것이다. 그런 내가 도움을 주기 위해 한 행동이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이번 강의를 통해 배웠다.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직업이 얼마나 신중해야하는지, 나의 말이나 행동이 어떤 영향을 갖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의 일상은 똑같이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의 행동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한 가치를 알고 누군가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데 노력할 것 같다.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나아갈 것 같다. 누구나 일상을 누릴 권리는 갖고 있고, 일상은 누구에게나 당연해야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