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517 성소수자평등의날 기념 2026 성소수자평등대회 다녀왔습니다.
5월 16일 토요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은 517 성소수자평등의날 기념 2026 성소수자평등대회에 다녀왔습니다. 1990년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날이지요. 매년 이 날을 기념하는 공동행동에 한국성폭력상담소도 함께 했습니다.

(사진 설명: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네 명이 무지개 깃발을 펼쳐 들고 “혼인평등 실현하라”,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별인정법 제정하라" 손팻말을 들고 있다. 활동가들은 투쟁 팔동작을 하거나 웃고 있고, 깃발에는 “5·17 성소수자 평등의 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26년 올해부터,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을 ‘517성소수자평등의날’로 새롭게 명명합니다.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평등과 권리를 적극적으로 실현하자는 다짐과 요구를 더 널리 확산하기 위함입니다.
올해 ‘517성소수자평등의날’ 기념 성소수자평등대회에서는 정부와 국회에 혼인평등, 성별인정법, 차별금지법 등 성소수자 인권 실현을 위한 과제를 요구했습니다. 평등대회는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내란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광장이 열렸던 곳에서 열린 대회 제목은 "민주주의의 심장에서"였습니다. 윤석열 퇴진 광장은 민주주의 수호뿐 아니라, 다양성 존중과 차별 반대, 평등 실현 요구가 거세게 울려퍼졌던 곳이기도 합니다. 광장에서 만난 평등 약속과, 무지개 깃발은 우리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집회 현장에 함께 하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는 혐오와 차별이 사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나크바 78주년 특별 집회도 열렸기에 성소수자 인권과 팔레스타인 해방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설명하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화 활동가의 발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성소수자 평등이 반빈곤운동과 어떻게 연루되어 있는지 설명하는 홈리스행동 형진 활동가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낙인을 넘어, 자긍심으로 나아가자는 장애여성공감 진은선 활동가의 발언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모든 혐오와 차별에 단호히 반대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연대하고 활동하겠습니다.
(사진 설명: 서울 도심 한복판 도로에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혼인평등 실현하라”, “성별인정법 제정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앉아 있으며, 여름 햇빛 아래 다양한 성소수자·인권 단체 깃발이 거리 양옆으로 펼쳐져 있다. | 무지개행동)
<517성소수자평등의날> 기념 성소수자 평등대회 "민주주의의 심장에서" ○ 주최 : 517성소수자평등의날 공동행동(129개 단체, 108인 평등위원) ○ 주관 :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 일시 : 2026. 5. 16.(토) 오후 3시 ~ 5시 3시 ~ 4시 본집회 4시 ~ 5시 행진 ○ 장소 : 광화문 동십자각 무대 ○ 본집회 사회: 고운(무지개행동, 서울인권영화제) 이종걸(2026년 517성소수자평등의날 공동행동 기획단장,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규진, 세연 (혼인평등 소송 원고 부부) 유들(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공연 - 솔가 연대발언 화(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은선(장애여성공감) 형진(홈리스행동) 박한희(무지개행동) 공연 - 김도연 ○ 행진 동십자각 -> 광화문 -> 세종대로 -> 서울광장 -> 서울시청동편 마무리 발언 : 권순부(무지개행동) |
(사진 설명: 무대 위에 선 네 명의 참가자들이 “혼인평등 실현하라”, “성별인정법 제정하라”,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고, 수어통역사가 통역을 하고 있다. 뒤편 대형 현수막에는 “민주주의의 심장에서”라는 문구와 함께 주먹 그래픽이 있으며, 상단에는 “517 성소수자 평등의날 기념 성소수자 평등대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무지개행동)
[517성소수자평등의날 기념 2026 성소수자 평등대회 선언문]
민주주의의 심장에서 다시 외치는 함성, 혐오를 넘어 평등을 쟁취하자!
불과 1년 전,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들은 이곳 광화문을 가득 메웠다. 무지개가 넘실대던 그 광장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들려주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은 성소수자라고, 여성이고, 장애인이며, 홈리스이자, 이주민이고, HIV 감염인이며, 학교 밖 청소년이고, 전세사기 피해자라고 말해주었다. 우리 사회 가장자리로 떠밀려난 이들이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우리는 잠시 서로가 되어보았다.
우리는 윤석열 퇴진만을 외치지 않았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엄하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그것이 광장의 함성이자 시대의 명령이었다. 그러나, 정치는 또다시 우리의 삶을 외면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함께 싸운 시민”이었던 성소수자는 또다시 ‘표 떨어지는’ 문제, 나중으로 미뤄질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면 그 사회 인권과 민주주의의 수준이 보인다.
우리 곁에 화장실 사용을 피하려고 학교에서는 물 한 방울 마시지 않는 학생이 있다, 커밍아웃 이후 가족에게 쫓겨나 주거위기에 내몰리는 청소년이, 주민등록번호와 외모가 달라 일의 세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트랜스젠더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인의 혐오표현에 괴로워하는 유권자가, 평생 함께한 배우자가 죽거나 다쳐도 아무런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 부부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 민주주의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오늘날 극우의 뿌리가 된 성소수자 차별선동 세력, 그리고 그에 굴복한 비겁한 정치를 기억한다.
서울시가 인권헌장에서 성소수자를 지우려 할 때, 군대가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위협하고, 인권변호사 출신 대선후보가 TV토론에서 “동성애 반대”를 말하며 우리를 짓밟았다. 그때마다 우리는 혐오에 맞서 싸웠고,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평등의 언어를 만들어왔다. 그 과정은 어려웠지만 우리를 더욱 굳건히 서게 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역사의 큰 관점에서 한국사회는 느리지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회보험부터 동성 부부의 권리가 인정받기 시작했고, 더 많은 시민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고 있다. 국가 통계에 성소수자의 삶이 기록되기 시작했고, 혐오에 맞서 트랜스젠더 시민의 곁에 서겠다는 사람들이 연결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이 곳 광장을 가득 채운 무지갯빛 함성은, 성소수자의 평등이 우리 시대의 핵심적 과제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제 정치가 답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어떻게 성소수자의 삶을 외면하는가. 평등을 말하면서 어떻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면하는가. 빛의 혁명을 말하면서 어떻게 그곳을 가득 채웠던 우리의 목소리를 끝끝내 못 들은 체 하는가.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올해부터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517성소수자평등의날’로 새롭게 기념한다. 혐오·차별에 맞서 싸우며 성장한 우리는, 이제 더 큰 목소리로 평등한 권리를 요구하겠다. 단순히 혐오·차별받지 않을 권리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이 사회의 동등한 시민으로서 온전한 평등과 권리를 쟁취하겠다.
이러한 각오를 담아,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동지들의 뜻을 모아 우리는 함께 외친다.
평등사회 실현하는 차별금지법 쟁취하자!
결혼제도 차별없게 혼인평등 실현하자!
신체침해 강요없는 성별인정법 제정하자!
성소수자의 권리와 평등, 우리가 쟁취하자!
혐오를 넘어 차별을 깨고, 평등으로 나아가자!
2026년 5월 16일
517성소수자평등의날 기념
2026 성소수자 평등대회 참가자 일동
주관 단체인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의 후속보도자료에서는 각 발언문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