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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대중광고 금지법안 통과를 촉구한다
  • 2015-04-30
  • 3160

[논평] 성형대중광고 금지법안 통과를 촉구한다

 

경제논리에 ‘국민 건강’이라는 근본적 가치가 밀려서는 안 됨을 명심하여

최소한 이번 의료법 개정안만큼은 더 이상의 후퇴 없이 통과시켜야

 
 

4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미용성형 광고를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하였다. 의결된 개정안은 수술 전후 사진·영상이나 환자의 치료경험담 등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광고와 영화 상영관 및 지하철 역사나 차량, 스크린도어 등의 미용성형 광고를 원천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소위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심의된 개정안 원안은 미용성형 대중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의결된 안은 몇몇 시설을 명시하여 제외한 후 나머지 모든 경우의 미용성형 광고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수정되었다. 즉, 신문 및 온라인 신문, 인터넷 카페, 블로그, SNS, 현수막, 벽보, 전단 등 그 외의 모든 대중 매체에서의 미용성형 광고는 사실상 그대로 허용된다.

 

미용성형은 비급여 항목으로 광고 의존도가 높으며,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정보 격차가 큰 의료 영역이기 때문에 광고경쟁은 시민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우려가 크다. 또한 한국사회 미용성형의 성행은 획일화된 외모 기준 및 성차별적 사회구조에 기인한 현상으로, 외모에 대한 불만족을 자극하는 성형광고는 이러한 현상을 확대 재생산한다. 이는 몇몇 자극적이거나 불법적인 광고만의 문제가 아니며, 심의 기준을 통과해 합법적으로 게시되는 수많은 성형광고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광고를 통해 명백히 의료행위인 성형수술·시술이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처럼 여겨진다. 결국 불필요한 의료를 부추겨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렇기에 그 동안 여성단체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에서 미용성형 대중 광고는 금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수차례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후퇴된 개정안으로 법 개정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특히 SNS나 인터넷 뉴스 등 온라인 매체의 광고는 불특정 다수 대중과의 일상적 접점이 매우 높다. 미용성형 대중 광고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굳이 몇몇 시설에 한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번 법 개정은 부족하나마 비대해진 성형산업에서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첫 걸음으로 환영하나, 더 나아가 미용성형 광고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기 위한 조치가 계속해서 마련되어야 한다.

 

결의된 개정안은 5월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에 부쳐질 예정이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경제활동의 자유나 산업 발전 등과 같은 경제적 논리에 밀려 의료의 공공성이 약화되고,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됨으로써 국민들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것을 목도하여 왔다. 심지어 성형의료의 경우 정부가 앞장서서 성형관광 활성화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그에 따른 국민의 건강권침해에는 관심이 없다고 의심받아왔다. 그렇기에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남아있는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등의 과정에서는 어떤 경우에라도 ‘국민 건강’이라는 근본적 가치가 밀려서는 안 됨을 명심하여 최소한 이번 개정안만큼은 후퇴 없이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01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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