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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상담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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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5년 겨울 로스쿨 실무수습 후기 - 언젠가 현장에서 다시 만나요!
  •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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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월 3일부터 2월 12일까지 로스쿨 실무수습을 진행하였습니다. 법률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여정 가운데 반성폭력 운동에 관심을 갖고 상담소로 실무수습을 나오신 2개 로스쿨, 3명의 실무수습생 분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첫 날에는 함께 인사를 나누고 전체 프로그램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후, 상담소의 6개 팀이 각각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들어보며 상담소 활동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담소 소장인 오매가 상담소의 과거와 현재 활동을 톺아주는 강의를 진행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2일차에는 상담팀의 앎 활동가가 상담소에서 지원하고 있는 성폭력 피해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어떤 방식으로 피해자와 연대하고 있는지에 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상담소의 법률 자문위원이신 공동법률사무소 이채의 정명화 변호사님이 '성폭력 피해자 변호사의 역할' 특강을 진행해주셨습니다.

3일차에는 서울고등법원에서 여러 성폭력 사건의 선고 방청을 듣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변론기일은 아니었지만 여러 사건의 선고를 들으며 각 사건의 쟁점이나 유무죄 판단의 중요한 지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4, 5일차에는 재택으로 과제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번 로스쿨 실무수습생분들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개년 동안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판결문을 살펴보고, 구성요건 중 하나인 '피해자의 동의'가 어떤 방식으로 판단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6일차인 월요일에는 상근변호사인 도경과 공익변호사 진로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성폭력 피해자와 법률상담을 하는 자리에 배석하여 상담 과정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질의응답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피해자분께서 법률상담을 신청하실 때에 사전 동의를 받고 진행됩니다.)


7일차에는 과제 수행을 마무리하고, 마지막날인 2월 12일 수요일에는 오전에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주관한 제1687차 수요시위에 함께 참석하고, 오후에 과제와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활동을 종료하였습니다.

8일간 꽉차게 의미있는 시간을 보낸 세 분의 소감으로 후기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졸업 후 어느 현장에서라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참여한 8일간의 실무수습은 '성범죄 피해자를 돕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라는 저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피해자 분들께 효과적인 법률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아야 할지 등에 대해 평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무수습 과정에서 직접 법원에 가서 선고가 이루어지는 것을 방청하고, 상담소에서 지원하고 계시는 사건이나 상담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상담소 선생님들 및 변호사님이 일하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궁금했던 점들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추후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긴밀하게 협업하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실무수습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시고, 지도해 주신 모든 상담소 선생님들과 변호사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예람)


형사재판에서 피해자가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피해자가 재판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많은 사건들이 용기있는 피해자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관심이 있던 현안을 다룰 수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공익법무실습을 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법무실습을 하면서 인상깊었던 점은, 상담소의 모든 분들이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물심양면 노력하고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피해자 개인에 대한 구제부터 제도적 차원에로의 문제제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과제로 수행한 판례 리서치의 경우에도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판례를 분석하는 경험은 거의 처음이었지만, 그만큼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이루어지는 관계의 패턴이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판례 법리의 문제점을 고민해볼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예비 법률가로서 피해자구제와 법률이 만나는 지점을 알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좋은 경험 만들어주신 변호사님과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혜)


로스쿨을 진학할 당시에만 하더라도, 제게 법은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가치 있는 것이자,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이상향과 같은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법의 활용을 통해 부정의를 없애고 정의를 구현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로스쿨 입학 후 딱딱한 글로만 적힌 사실관계들과 방대한 양의 판례들에 묻혀 어떤 법조인으로 성장할지에 대한 고민을 잠시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런 제게 이번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의 실습은 애초에 왜 법을 공부하려 했는지를 되새겨 볼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상담소에서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가 직접 전달하는 생생한 목소리와 활동가님들의 활동을 미약하게나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관련 판례를 정리하고 발표를 준비하면서는 그동안 맹목적으로만 받아들였던 법과 판례의 태도를 비판적으로 고찰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범죄 피해자를 돕겠다는 일념 아래 열정과 전문성을 갖고 헌신하시는 상담소 내 모든 분들을 존경하게 되었고, 스스로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소중한 경험과 감정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욱)



이 글은 상근변호사 도경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