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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기자회견]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
  • 2026-07-13
  • 118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


일시: 2026. 7. 13.(월) 오전 11시 20분

장소: 국회 소통관

공동주최: 김남희, 김동아, 손솔 국회의원 //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장애여성공감,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기자회견 순서]

 

발언 1. 김남희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발언 2. 손솔 국회의원 (진보당, 법제사법위원회)

발언 3. 여성폭력 피해자 입장에서 본 수사기관의 문제 (한국여성의전화 최선혜 사무처장)

발언 4. 2021년 검경수사권 분리 이후 여성폭력 피해자의 어려움과 개선 방향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전다운 변호사)

발언 5. 장애인 폭력 피해를 통해 본 수사-기소 전문성과 개선 방향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 변은희 소장)

발언 6. 형사소송법에 반드시 명시되어야 할 피해자 권리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

기자회견문 낭독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 : 형사소송법, 피해자 권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최희연 상임대표, 여성폭력통합상담소연대 손문숙 소장)



발언1 김남희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을 국회의원 김남희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오랜 시간 장애인, 여성, 아동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분들의 곁을 지켜오신 시민사회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국회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검찰의 잘못된 수사·기소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수사, 기소 권한을 분리하고, 어떤 국가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 없도록 견제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개혁입니다.

그러나 개혁의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그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됩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장애인·여성·아동 등 형사사건 피해자들이 수사 지연과 반복되는 진술 등 큰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그 상황을 더 악화시켜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법 개정을 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오는 현장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입니다. 저 역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서, 이 목소리가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임하겠습니다



발언 2 손솔 국회의원 (진보당, 법제사법위원회)


안녕하십니까. 진보당 국회의원 손솔입니다.

법사위 위원으로, 피해자 지원 단체의 우려를 경청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80년 만에 형사사법체계를 다시 만드는 중대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빈틈없는 설계입니다. 누구의 우려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법과 제도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히 숙의하고 숙고하겠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이미 경찰의 부실수사와 불송치, 수사 지연, 성인지감수성 부족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반복해서 마주해 왔습니다. 이의를 제기해도 같은 조직이 다시 사건을 맡고,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책임이 오가는 동안 피해자는 자신의 사건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현장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형사사법체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지금, 피해자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내용들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수사 진행상황과 증거를 확인하고 의견을 낼 권리, 부실한 수사에 실질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권리, 전문적인 수사와 충분한 지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지 않고, 사건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제도가 되어야합니다. 성폭력 사건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인력과 충분한 예산 없이 제도만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이 국민의 인권을 더 두텁게 보호하는 개혁이 되도록 절박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3 여성폭력 피해자 입장에서 본 수사기관의 문제 (한국여성의전화 최선혜 사무처장) 


안녕하세요, 한국여성의전화 최선혜입니다.

현재 검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검찰 수사권을 박탈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서로의 잘못된 수사 사례로 ‘김학의 전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등 여성폭력 사건들을 거론하며 각각 입장의 필요성을 주장합니다.

되묻고 싶습니다. 현재의 경찰과 검찰 중 잘 수사하고 있는 기관이 있습니까? 현재의 형사소송법 개정이 여성폭력피해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할 수 있습니까?

현재 여성폭력피해자들은 수사기관의 잘못된 통념과 싸워야 하며, 어느 수사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운’에 맡기고 있는 것이 여성폭력 피해자가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성폭력범죄 기소율은 절반도 되지 않으며, 가정폭력사건은 형사사건으로 처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가정폭력 사건은 신고하더라도 대부분 현장종결 등으로 처리 되어 입건 조차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1-2%대에 머물고 있는 신고율은 여성폭력범죄에 대한 국가 사법시스템의 낮은 신뢰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는 소외되어 있습니다.

한편, 형사소송법 개정은 그 어느 법안보다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성폭력피해자의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정작 동의여부로의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입법 등 여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여성폭력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여성폭력피해자들은 피해를 신고했을 때 잘못된 통념에 대한 걱정 없이 전문성 있는 수사가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수사가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고, 가해자가 적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수사 되길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기관에 의한 실질적 보완과 견제는 필수적입니다. 피해자 권리 및 수사 정보 등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되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형사처리절차에서 소외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이 제대로, 신속히 입법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여성폭력피해자가 바라는 진정성 있는 개혁입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4 2021년 검경수사권 분리 이후 여성폭력 피해자의 어려움과 개선 방향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전다운 변호사)


현재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과거 수사권 조정이 야기한 심각한 부작용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전혀 돌아보지 못한 채, 사법 절차에서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들의 권리 침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대책도 없이 무리한 속도전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민변 여성인권위원회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이번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하며,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올바른 입법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검사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수사권을 남용하는 폐해는 검찰의 독자적인 수사개시 권한을 제한하고, 별건수사를 엄격히 금지함으로써 확실하게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 시민이 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경찰과 검사가 모두 성실히 수사하여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엄밀하고 치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운 좋게 성실하고 선량한 수사관을 만날 것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어떠한 ‘권리’도 보장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경우에 중요한 것은 경찰의 수사권 남용, 부실 수사에 대한 실효적 대책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장치를 통한 이중적인 통제가 필요합니다.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검사의 수사지휘와 보완수사권, 그리고 전건송치 제도를 통해 경찰 수사를 철저히 통제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가장 직접적인 이해관계 당사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경찰 및 검찰 모두의 수사를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수사기록에 대한 접근권과 재판 참여권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역할을 생략한 채, 취약한 피해자 개인에게 모든 부담과 대가를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형사사법제도에서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우리 사법개혁이 오랫동안 마주해 온 핵심 과제이자, 피해자의 인권을 형사 절차의 중심에 두는 국제적 인식 변화에 비추어 볼 때 더는 미룰 수 없이 지연된 과제입니다. 진정한 검찰개혁의 완성은 권력기관 간의 권한을 주고받는 정쟁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법 절차 전반에서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를 두텁게 실질화하는 데 있습니다. 피해자가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범죄로부터 회복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을 온전하게 완성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입니다. 

형사사법 제도의 기본원칙과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형사소송법 개정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국회는 당장 무리한 속도전을 멈추고, 범죄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책임 있는 ‘사법개혁’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발언 5 장애인 폭력 피해를 통해 본 수사-기소 전문성과 개선 방향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 변은희 소장)


전국여성장애인성폭력피해자지원상담소및보호시설협의회 소속 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2025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3년간 불송치, 불기소된 384건을 분석하였습니다. 이의신청 절차에 대한 정보 및 이해 부재, 구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신 등의 이유로 이의신청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도입된 이의신청 제도가 피해자에게 부담을 가중하고 실질적인 실효성이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수사기관의 불송치, 불기소 사유의 가장 많은 비율은 진술신빙성 의심입니다. 장애인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 피해를 말하는 순간부터 난관입니다. 장애는 고려되는 것이 아닌 의심받는 조건이 됩니다. 장애 특성에 대해 지원 가능한 장애인성폭력상담소의 진술 동석은 거부됩니다. 진술조력인, 변호사와 같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입니다. 장애인피해자가 단 한명이라도 제대로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합니다. 장애인성폭력상담소와 같은 지원기관에 피해자가 연계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공식적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경계성 지적장애인 포함 장애인 피해자가 어디로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지 실태조사도 반드시 이행되야 합니다. 장애인 피해자 진술분석 제도도 장애와 젠더관점에 기반되어 진행될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의 변화도 절실합니다.

 색동원 사건에서 구어소통이 어려운 중증장애여성피해자들은 기소조차 되지 못하였습니다. 수사기관은 구어 진술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피해자들의 다양한 표현 방식에 따른 의견 청취방안 마련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색동원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에 의한 2차 피해가 최근에 여지없이 발생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권한이 없어 법관 기피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구속기간 만료로 인한 석방 우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색동원 사건이 법무부 여성, 아동, 장애인 대상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에 실릴 수 있습니까

 피해자 권리 외면하고 정치적 논리만 앞세우는 형사소송법 개정은 당장 중단하십시오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중요한 것은 검찰의 권한 박탈과 수사 성과 입증이 아닙니다. 장애인피해자가 참여하지 못하는 제도는 개악입니다. 경찰, 검찰, 법원 등 수사법적 시스템과 제도에서 수없이 배제되고, 의심받으며 보장받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형사소송법에 피해자들의 권리가 반영되는 것이 개혁의 핵심입니다.



발언 6  형사소송법에 반드시 명시되어야 할 피해자 권리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 


현재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골자는 ‘검사 수사권 남용 제한’, ‘수사권 기소권의 분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국가형벌권 실현과정 전체가 변경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를 경험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협력을 신속히 하고 보완이 원활했을까요. 이원화가 핑퐁과 지연으로 갔습니다.

일부 논자는 형사소송법은 피의자/피고인, 검사, 재판부 3자의 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제 경찰은 어느 위치입니까. 피해자는 어디입니까. 현대의, 현재의 형사소송법은 절차가 투명하고 정당해야 하며, 명확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논의에서 빠져서 안 될 피해자 권리를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 1차 수사기관이 범죄 피해를 신속 정확하게 수사하는 것이 피해자 권리입니다. 이를 위해서 인력확보, 예산확보가 있어야만 합니다. 경찰 여청수사계가 한직이고, 좋은 수사관 확보가 어렵다면 여성, 아동, 청소년, 장애인 폭력 피해에 대한 양질의 수사도, 양질의 수사종결도 불가능합니다. 강간통념에 의한 무차별적인, 무분별한 불송치 남발을 막기 위한 성인지감수성 제고, 수사력 제고도 필수입니다.

둘째, 여성폭력 전건 송치입니다. 이의신청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언제 받아들여지고 언제 끝날지도 몰라서 국선변호사 도움도 멈춥니다. 경찰이 송치하면 검찰로 송치, 이의신청하면 검찰로 이관, 이의신청 안해도 검찰로 자료송부하여 재수사 여부를 리뷰한다니 전건송치와 무엇이 다릅니까. 피해자에게 이의신청하는 절차 만들지 말고 전건송치해야 합니다.

셋째, 피해자가 불송치시, 재정신청시 불복하고 권리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사건기록을 열람 등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형사소송법에서 공판절차에서만 피해자의 열람등사권이 있는데, 1차 수사기관의 수사종결권이 뚜렷해진다면 이에 대한 문제제기 단계에서 최소한 피해자 정보접근권이 있어야 합니다.

넷째, 기소 후 검사가 사건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이를 피해자가 보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전에도 공판검사가 사건 내용 파악을 제대로 안해서 반대심문을 못하거나 공소유지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수사권이 사라진다면 그런 문제는 심화될 것입니다. 독일과 일본처럼 재판과정에서 피해자가 증인만이 아니라 피해당사자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게 하여 형사소송법상 구조적인 문제를 원천적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국회는 이에 응답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회견문]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 : 형사소송법, 피해자 권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바라왔습니다. 권력에 대한 통제와 분산, 시민에 의한 감시와 견제, 과정에 대한 참여와 법에 의한 보장, 사회적 약자에게 불평등을 누적하지 않고 해소할 수 있는 제도 설계. 이것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입니다.

‘검찰개혁’도 이러한 기준 하에 논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경청되거나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2021년 검경수사권 분리 때도, 2025년 정부조직법 개정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형사사법은 그동안 여성폭력에 대해 무지했고, 무능했습니다. 권위주의적이었으며, 불평등했습니다. 역사상 강고한 가부장적인 사고는 가정폭력, 스토킹, 디지털성폭력, 교제폭력, 강간피해를 정상화하거나 사소화했습니다. 약자의 입장이 누락된 채 설계된 제도는 텅 비어 있거나, 제도만 있을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여성폭력 피해자와 지원단체는 형사사법절차의 성편향성을 지적하고, 피해자 권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1987년 헌법상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기재되었습니다. 이 기본권은 피해자가 피해와 의견을 진술함으로써 실체진실 발견, 적절한 형벌권 행사, 절차에 참여함으로써 피해회복을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는 재판에서만 국한되어서는 안되며, 수사절차에서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개정 된다면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실체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 축소됩니다. 적절한 형벌권 행사가 왜 종료되는지, 왜 부당하게 멈췄는지 피해자가 알려면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만 합니다. 절차참여권은 헌법상 기본권에 의해 실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사, 수사종결, 이의신청, 보완수사, 기소여부, 재정신청, 공소제기, 공소유지에 대한 전 과정이 복잡하여 사실상 접근이 제한될 것이 우려됩니다. 

현재 여성폭력 피해자에게 형사사법절차는 해결책이고 기댈 언덕이기보다 족쇄이고 함정이며 또 다른 국가폭력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유실되거나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확보해야 하며, 변호사 시장의 무분별한 확대로 법률 비용이 높아지고, 이의신청 과정은 피해자에게 낙인이 되었고,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 지체되는 사법절차를 감당하기 힘겹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됩니다. 가장 낮은 곳,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서 설계되는 시스템이야말로 모두에게 투명하고, 접근가능하며, 정의로운 절차입니다.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 권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