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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지원

[폴짝기금] 2024 참여자 인터뷰 : 마음을 풀어낼 곳이 필요해
  • 2024-10-03
  • 164

폴짝기금은 열림터를 퇴소한 생존자('또우리')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올해는 12명의 또우리가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어요.


자립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여섯 번째 인터뷰는 수지입니다.



마음을 풀어낼 곳이 필요해


👩‍🌾은희: 요즘 어떻게 지내니?

 

🎪수지: 편의점 알바를 새벽까지 하는데 마감까지 하는 일이에요. 그 수입으로 월세 내고 용돈까지 하기가 빡빡하지만 혼자서 잘 해결하고 있어요. 가끔 교통비가 없을 때 엄마의 도움을 받고 반찬도 2주에 한 번 정도 해주세요. 그 외에 상담을 받으며 많이 도움이 되고 있어요. 조언도 받고 대화 나누며 힘든 마음들 쏟아낼 수 있거든요.

 

👩‍🌾은희: 평소 얘기할 곳이 없구나?() 현재 소통하는 사람은 누가 있니?

 

🎪수지: 엄마나 교회 목사님, 전도사님들과 카톡으로 얘기해요. 그런데 목사님이 이제 어린애같이 얘기하는 것 아니라고 해서.. 제가 성경 공부도 안 하고 신앙심이 낮아져서 목사님이 잔소리하셨어요. 요즘 저의 취미가 00 공연 보러 가는 것인데 그것도 뭐라 하셔서 마음이 힘들어요. 토요일 새벽까지 일하고 일요일 일찍 일어나 교회 가는 게 잘 안 되어서 성가대 봉사도 잘 못 가요. 저녁엔 잠을 잘 못자요. 그래서 일하면서 졸음이 와서 계속 박카스만 먹어요. 그러다 보니 또 잠이 안 오는 반복인 것 같아요.

 

👩‍🌾은희: 00 공연 관람을 하는 게 취미생활이고 너에게 위안을 주는 것인가 보네. 그건 어디서 하니?

 

🎪수지: **에서도 해요. 그래서 오늘도 인터뷰 마치고 가려고요. 그곳에 가면 웃게 되고 사인도 받고 힘들 때 힘내라고 영상 메세지도 주고 해서 많이 위안이 되어 그것으로 마음을 풀어내며 살아가고 있어요.

 

👩‍🌾은희: 힘내라고 영상 메세지도 남겨주니?

 

🎪수지: 제가 좋아하는 공연자 분에게 지금 제가 힘들고 우울한데 힘내라고 말해줄 수 있냐고 했더니 그 사람이 그만 힘들고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라고 해줘서 그것을 보며 힘내고 있어요. 제가 팬심으로 편지도 써서 전해줬어요.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은희: 힘든 상황인데 00 공연이 마음에 위안을 주고 있다니 다행이다. 혹시 불면이 심하다면 수면제 처방을 받아 보는 것은 어때?

 

🎪수지: 생각해 볼게요.

 

👩‍🌾은희: 열림터를 퇴소한 다음 자립하며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뭐야? 자립하고 나서 막막한 점이 있어?

 

🎪수지: 좋은 점은 저녁에 핸드폰 안 내도 되고, 공부 시간 안 해도 되고, 잠도 늦게 자도 되는 것이고요. 열림터에 살 때는 어려서 부모님을 떠나 혼자 사니까 외로움이 아주 힘들었는데 집으로 가니까 부모님 잔소리도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혼자 살고 있어요. 그런데 혼자 잘 자립하려면 자금도 있어야 하고 열심히 일을 해야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있는데 몸은 지치고 견디션도 안 좋아지니 그것이 걱정이에요.

 

👩‍🌾은희: 그러게 혼자서 자립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 일하고 힘들지만 햇빛을 보면서 운동이나 산책하는 시간도 좀 가지면 좋을 것 같은데.

 

🎪수지: 그래서 지금 일상 루틴을 좀 짜봤어요.

 

(나의 루틴관리)

쉬는 날 : 11:00 일어나는 시간

쉬는 날 : 24:00 자는 시간

 

일하는 날 : 16:00 이후 일어나는 시간

일하는 날 : 3:30 자는 시간

 

(건강)

쉬는 날 : 14:00 뒤에 공원 운동기구, 걷기 10바퀴

쉬는 날 : 17:00 공원 산책

일하는 날 : 스트레칭 5~10

 

(식사)

아침: 6:00 (금식할 수도)

.: 17:00 (평일, 토요일)

 

(공부)

자격증 공부 1~2시간 (쉬는 날)

성경 공부 1시간

말씀 30분 읽기

기도 10

 

👩‍🌾은희: 너무 멋지다. 스스로 생활도 꾸려나가고, 자신을 위한 루틴 관리도 하고, 이제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네. 파이팅이야!! 폴짝 기금 사용 계획을 봤는데 요즘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일까?

 

🎪수지: 일상에서는 거의 집에만 있고 서울이나 경기를 벗어나는 일이 없어서 바다도 보고 스트레스 풀고 싶어요.

 

👩‍🌾은희: 지난 번엔 제주도 갔는데 어땠어?

 

🎪수지: 좋았어요. 이번엔 여행지를 포항으로 변경해 볼까 생각해요. 겨울에 가려고 했는데 못 갔거든요. 구룡포에 가면 일본 거리 같은 곳이 있는데 그 거리에 가보고 싶어요.

 

👩‍🌾은희: 이번에는 누구랑 갈 거야?

 

🎪수지: 아마 가족들이랑 같이 가서 따로 놀 것 같아요. 다행히 오빠(가해자)는 일을 한다고 하니 같이 못 가게 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은희: 그래 만약에 중간에 계획을 변경하고 싶다면 미리 알려주고 변경해서 진행하면 돼. 다음 질문은 시설을 퇴소한 성폭력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개인적인 요소도 괜찮고, 사회가 갖추었으면 하는 시스템을 제안해 줘도 괜찮아.

 

🎪수지: 상담 지원과 의료비 지원이 지속 지원되었으면 좋겠어요. 열림터에 있을 땐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으면서 많이 도움을 받았고 그 덕에 말도 조리 있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피해 상황이 떠올라 너무 힘들어서 피해를 좀 잊고 편해졌으면 하고 심리상담을 계속 받으면 도움이 돼요. 지금도 하고 있어서 많이 편해졌어요. 이 두 가지가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은희: 수지가 정말 마음을 터놓을 곳이 필요했구나. 이제 마지막 질문이야. 올해 열림터 30주년을 맞아 열림터에서는 피해자의 자립에 필요한 주거 지원 사업을 준비 중인데, 수지가 살고 싶은 곳의 모습을 이야기 나누어 준다면?

 

🎪수지: 같이 사는 사람이 착한 사람이고 성향이 맞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소통하면서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

 

👩‍🌾은희: 지금까지 인터뷰 해줘서 고마워. 폴짝기금 잘 사용하고 평가시간에 다시 만나자.

 

🏃🏻‍♀️또우리 폴짝기금은 열림터 후원회원님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됩니다. 열림터를 퇴소한 생존자들이 자립의 과정에서 만나는 어려움을 폴짝! 뛰어넘을 수 있도록, 💜열림터 후원💜으로 그 과정을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