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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연구

[후기] 4차 세계여성쉼터대회, 함께 일하는 새로운 방법 -5
  • 2020-03-24
  • 532

세계여성쉼터대회, 그 세 번째 날

세 번째 날, 활동가 백목련은 네덜란드와 캐나다의 여성폭력피해쉼터들이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에 관한 세션에 참석했습니다. 혼자 일했을 때 낼 수 있는 힘도 있지만, 함께 일했을 때 또 다른 효과가 나기도 해요. 다른 나라 쉼터들은 어떻게 힘을 합치고, 함께 일하고 있을까요? 아래 내용을 보시죠..


백목련 : 드디어 대회 마지막날로 왔다. 시작할 때의 포부와 다르게 우리는 많은 것들을 건너뛰고 중요한 발표들만 추리고 있지만 금요일 스터디 투어가 남아있지… 수수, 우리 남은 힘을 쥐어짜봅시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난리인 이 상황에서 출장 갔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북적댔던 상황은 기적처럼 느껴지네요. 

목요일 오전에 ‘Rethinking innovation and innovative partnerships’를 들었다. 네덜란드도 발표자로 있어서 오렌지 하우스 이야기 할 거라 생각했는데 협업의 새로운 사례에 대해 소개하는 세션이었다. 네덜란드와 캐나다는 나라 크기와 협업 방식이 아주 다른 곳이었다.

 

 마치 랩 배틀처럼 흥미진진했던 이번 세션! 두 나라 활동가들의 발표 방식은 나도 앞으로 발표를 어떻게 할지 전략적으로 생각해야겠다는 계기가 되었다. 이 세션의 특징은 참여자들이 내용에 대해 더 흥미를 가지고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먼저 네덜란드의 사례발표, 캐나다의 사례발표, 네덜란드와 캐나다 발표자 간의 질문, 참가자 질문의 순서로 각 15분씩 시간을 배분하여 지루하지 않고 최대한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배치되었다. 출처 : 백목련의 휴대폰 사진첩


 

백목련: 네덜란드는 대형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4개의 (여성)단체가 함께 일하는 Combine project를 소개했다. 콤바인이라는 1타 3피가 가능한 농기계처럼 새로운 단체를 만들지 않고 협업하는 모델로 크기가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네덜란드의 특성을 살린 방식인 것 같았다. 

그간 네덜란드의 쉼터 활동을 개괄하면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쉼터의 질을 향상시키고 일관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노력했다고 한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는 네덜란드 내에서 정치적 변화가 있었는데 체제는 국가적 체계(national system;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 체계(decentralized system; 지방분권형)로, 피해 생존자 지원은 쉼터라는 공동거주 형태를 중심으로 지원)에서 비거주형 지원으로 이동하였다고 한다. 비거주형 지원은 가정폭력상담소가 기능하는 방식으로 조기 개입이 가능하고 가해자 접근금지를 내려 피해 생존자의 안전을 담보한다고 한다. 또한 친밀한 관계 내 폭력 대신 아동학대에 초점을 맞추고 젠더 중립적인 방식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폭력 피해 남성을 위한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와 다른 사회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수수: 얼마 전에 열림터 생활인 M이 남성을 위한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도 있냐고 물었다던데, 네덜란드에는 있다고 답해줄 수 있겠다. 보고 있나요? M? 

그리고 쉼터 연합체라고 하니 한국 전국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가 떠오른다. 전국의 모든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들이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장인데, 솔직히 기동성은 좋지 않은 거 같다. 숫자가 많기도 하거니와, 보호시설들이 당장 사례지원을 하느라 급급하기 때문에 더 그런듯 하다. 이럴 때 활동가/종사자들의 열정에만 기대지 않으려면, 폭력에 대한 사회적 자원이 많아야 하는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 같기도 하다. 암튼 그래서 콤바인 프로젝트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백목련: 물론 네덜란드도 'The National Federation of Women shelters'라는 협의회가 있다고 한다. 이 협의회에서는 국가적인 옹호(advocacy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도와줘!)와 쉼터의 동일한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서 활동한다고 한다. 그러나 활동가 수는 적고 해야 할 일은 포괄적이기 때문에 혁신을 위한 여유가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Combine Project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일종의 프로젝트나 TF(task force;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성된 임시조직)처럼 움직인다고 한다. 4개의 대형 쉼터가 유연하게 결합하여 활동하는데 대주제 및 소주제별로 프로젝트가 분류되어 있었다. 각 프로젝트 대표자들이 모여서 월례회의를 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협업하고 있었다. 또한 쉼터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쉼터에 오지 않는 내담자들을 위해 지속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우리가 발표 화면을 잘 기록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발표자들이 "이거 홈페이지에도 게시되어 있으니 발표에 더 집중하면 어떨까?"라고 해서 안 찍었는데 이번 대회 홈페이지에는 그런 서비스는 없었다. 아마 네덜란드에서 대회를 열었을 때 이야기인 것 같다.)  

 

수수: 쉼터에 오지 않는 내담자 지원은 고민되는 주제이긴 하다. 열림터는 상담소와 함께 일하고 있으니 이 부분이 좀 충족되지만. 그래도 쉼터 차원의 다른 밀접한 지원이 필요한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 때도 있다.

 

백목련: 이 프로젝트의 성공사례 중 하나는 쉼터 이용자의 40%가 빚에 시달리고 있다는데 착안하여 경제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꾸린 것이다. 단체 간 협력 작업을 통해 촘촘히 지원 방안을 계획할 수 있었고 활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출장 이후 상담소 활동가들에게 발표했는데 '한국에서도 공대위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점에서 새롭거나 혁신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특정한 사건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가 아니라 쉼터 생활인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이를 위해 타 단체와 TF를 꾸린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그런지는 여름에 국제교류협력 활동을 통해서 알아보고 오려고 한다. 

 

수수: 출장을 통해 새로운 국제교류협력처를 알아오다니 굉장하다. 

 

백목련: 네덜란드 방문은 어떻게 된 거냐면 폐막식에서 네덜란드 팀 옆에 앉았는데 그때 내 옆에 앉아 있던 Moviera의 Tamara가 말을 걸어준 덕분이다. 사실 이 세션의 발표자가 야자수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나는 멀리서도 바로 그를 알아볼 수 있었고 네덜란드에 흠뻑 빠진 나는 홀린듯이 수수를 데리고 바로 그 옆에 앉았다. 으하하.

 

수수: 어쩐지 나는 폐막식 무대만 쳐다보고 있는데 목련은 옆에서 열심히 국제교류를 하고 있더라. 인싸는 다른 것 같다.

 

백목련: 아니다. 난 낯을 가리고 부끄러움이 많기 때문에(이 부분 읽고 상담소 활동가들 비웃지마라!) 먼저 말을 못 걸고 Tamara가 말 걸어도 쭈뼛 거렸다. 그러다 "나는 네덜란드 사례 발표 듣고 엄청 호기심이 생겼다. 혹시 괜찮으면 내년에 당신의 단체에 방문해도 될런지?"를 물었다. 그때 나는 수도 암스테르담에 있는 한 단체만 온 줄 알았고... Tamara가 오렌지하우스를 운영하는 단체에서 일하는 줄 알았다. 실제로는 오렌지하우스는 Blijf greop이 운영하는 쉼터이고 Tamara는 Ede 지역에 본부가 있는 Moviera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나의 무지와 선입견에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지만 Tamara는 아시아에서 온 젊은 활동가가 어디서 펀드를 구할 수 있을지 걱정해 주며 Moviera를 비롯 오렌지하우스와 다른 단체 일정도 잡아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Tamara는 Combine 프로젝트 책임자 중 한 명이었다!  네덜란드 기관 방문에 관해서는 Tamara와 종종 메일을 주고 받고 있다. 나는 대만 출장 이후로 꺼진 영어 실력을 다시 불태우기 위해 아침마다 전화영어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위협을 뚫고 나는 네덜란드에 갈 수 있을까…

 

수수: 오렌지하우스를 보고 오면 꼭 잘 공유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오렌지하우스는 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한 가정폭력피해지원단체나, 연구자들도 많이 공부하는 사례인 것 같다. 성폭력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기관으로서는 다른 나라의 실험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백목련: 다음 혁신 사례는 캐나다의 More than a bed 사업이었다. 캐나다는 나라가 크고 넓기 때문에 오히려 중앙집중형이기 보다 지방(province) 간의 교류가 더 잦다고 했다.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넘어서서 전국쉼터연합(VAW; Violence Against  Women)을 결성하여 만든 결과가 바로 More than a bed라고 한다. 어떻게 했느냐하면 캐나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쉼터가 있는데 여성주의적 참여 모델을 활용하여 쉼터 대표들이 모여 무엇을 조사할 것인지를 여러 번에 걸쳐 토의하였다고 한다. 개괄하자면 캐나다에서는 500개 이상의 쉼터가 정부지원을 받고 있지만 단순히 잠자리 한 켠 제공하는 것 이상(글자 그대로 'More than a bed'!)의 지원을 위해서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조사 결과 첫 번째는 정원 부족(capacity challenges)였다. 원 거주지를 떠나 자립해야 하는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특성상, 74%가 입소 기간을 연장하고 있고 10개 중 4개 쉼터는 늘 정원 만기 상태이다. 게다가 이 중 31%만이 입소 중 적절한 주거지원(affordable housing)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수수: 한국의 시설들은 다른 의미의 정원 부족을 겪고 있는데… 캐나다는 늘 정원 만기라니. 이 차이가 어디에서 나는걸까? 작년에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만 입소율이 떨어지나? 하는 고민 때문에 성매매피해자보호시설 상황을 알아보니 거기도 입소가 적고, 그럼 다들 청소년쉼터로 가나? 해서 청소년쉼터 상황을 알아보니 거기도 입소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매우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쉼터에 오지 않거나 못하는 피해자들이 분명 많을텐데.. 새로운 지원이 고민되는 시점인 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캐나다 얘기 더 해주세요.

 

백목련: 캐나다가 딱히 우리에 비해서 재정적으로 여유롭고 이런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저 뒤에 왜 입소율이 높은지 이해가 가는 지점을 설명하겠다. 두 번째는 보수가 필요한 시설이 평균 80%나 된다는 것이었다. 캐나다는 1900년대 지어진 건물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쉼터들이 사용하고 있는 보안 장치(security measures)인데 CCTV가 90%, 비상 버튼(panic button)이 89%, 보안 업체(security patrol) 80%, 전자보안시스템 74%, 비밀시설 62%, (상주)안전요원 3%였다. 

네 번째는 상담지원은 개별, 집단, 자녀 대상, 아동학대 피해자 대상으로 나뉘었다.

다섯 번째는 피해 예방 및 인식 개선, 거리상담은 32%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VAW 소속 쉼터들은 지원의 복잡성이 커지고 있지만 기금이 부족하여 전체 중 31%만 예산이 여유롭다고 한다. 

 

수수: 그러고보면 이 쉼터대회는 다른 나라의 쉼터들의 다방면의 노력, 시도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

 

백목련: 혁신과 파트너십의 사례로 세 가지가 있었는데 Circle of Safety는 캐나다 북부 시골지역에서 피해 생존자가 프로그램 운영에 핵심적으로 참여한 경우이다. 이때 쉼터에 공석이 없을 때 어떻게 보호, 지원할 것인가가 주요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사례는 VAW, Housing and homelessness로 쉼터를 건축할 기금은 있으나 운영비는 지원되지 않는 경우였다. 주거지원에 대해서 정부와 지속적으로 연구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사례는 기업과 협업하는 경우인데 IKEA가 피해 생존자 동반 가족 혹은 피해 당사자인 아동의 놀이방을 꾸며주는 사업이다. 

VAW는 캐나다 쉼터 지도로 이용할 수 있는 sheltersafe.ca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500개 이상 쉼터가 해당 웹사이트에서 지도에 표기되어 있고 각 쉼터마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특이하게도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쉼터가 있었다. 우리가 보통 피해생존자들은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기존 관계망과 자원을 모두 단절하고 쉼터로 이동할 것을 생각하는데 피해생존자에게 더 적절한 지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었다. 캐나다가 우리에 비해 입소율이 더 높은 이유는 바로 이런 지점이 아닐까? 안타깝게도 이 사이트 운영에 대한 정부지원은 없다고 한다.  

 

수수: 얼마 전에 한국여성의전화에서 경기도의 가정폭력피해자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에 대한 환영 성명을 낸 적이 있었다. (반려동물도 함께 쉼터에 입소할 수 있나요?) 이런 지원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든 여성폭력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으로도 확대되어야 하고!

sheltersafe.ca 에서 쉼터 위치를 나타내는 페이지로 반려동물 동반가능 여부와 휠체어 접근가능성, 아동 대상 프로그램 유무가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특이한 점은 쉼터를 2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쉼터(의식주를 다른 피해생존자와 함께하는 형태)이고 2단계는 주거지원시설(transactional housing)이다. 


 

수수: 한국은 쉼터 지원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다. 연계기관과 담당자에 따라 제공되는 정보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정보 공개 해두는 것은 매우 유용할 것 같다. 

 

백목련: 두 나라의 발표 이후에는 발표자 간의 질문이 있었다. 다양한 지원을 위해 협업하고 있는데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서로 물었다.  

네덜란드의 경우, Combine Project의 영향으로 협업을 통해 사각지대였던 디지털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프로젝트 리더가 창조적, 혁신적으로 변화하여야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기 때문에 리더들에게 도전이자 큰 변화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부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피해 생존자에게 지원가능해 졌다고 한다. 

 

수수: 지난 번에 목련이 공유해준 디지털 기반 성착취에 대한 세션에서부터 계속 이어지는 고민인데, 디지털 영역의 안전 확보는 한국에서도 시급한 문제이다. 대학생들의 카톡방 성희롱과 같은 일상적 젠더폭력과, 텔레그램 n번방과 같은 조직적 성범죄가 이슈로 부상하는 중이다. 새로운 종류의 폭력에 대한 구조적인 진단, 캠페인도 필요하지만 쉼터 차원에서는 지금 쉼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이 문제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하는 질문도 남는다. 콤바인 프로젝트의 디지털 안전 강화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다. 올해 무사히 네덜란드에 다녀오게 되면 좀 더 공유해주세요.

 

백목련: 자꾸 부담 주면 가기 싫어져… 영어로 어떻게 한국의 페미니즘 이슈가 급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발표하기로 했는데 발표하고 나면 네덜란드 여성단체의 활동에 대해서 물어볼 여력이 있을지 고민이다. 맷집을 키워야지. 

캐나다의 경우, Leading men campaign으로 남성의 참여를 확대하고 기부를 독려할 수 있었다고 한다. 캠페인 이름은  원래 Strengthen men's tie campaign이었는데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어 남성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 결과는 정부 기금으로는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식 개선과 함께 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로 읽혔다.     

참여자 질문으로는(한국에서 온 참여자의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대답했다. 

 

수수: 정말 자신찬 대답이네.

 

백목련: 네덜란드의 자신 있는 대답이 부러웠는데 수수가 말한 것처럼 열림터가 소속된 전국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이후 전시협)의 경우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 19세 미만의 친족성폭력피해 아동청소년만 입소할 수 있는 '특별'시설의 경우 여러 이유로 일반 및 장애시설과 의견의 합치를 이루기 어려워 탈퇴한 상황이다. 사실 대부분의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은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가 대다수이다. 원가정에서 생활할 경우, 재피해 우려도 크고 가해자를 지지하는 원가족들의 반응이 피해생존자들의 치유회복을 가로 막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만이 입소할 수 있는 시설을 '특별'한 것처럼 제도가 만들어지고 운영비 등의 지원에서 차등이 생긴다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된다. 

시설별 구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시설마다 지향이나 가치관이 다르고 생활인 지원에 많은 여력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고 합의에 도달하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그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사전 작업이 굉장히 크고 어렵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젠더폭력이라는 폭력의 속성을 큰 틀에서 읽어내기 어렵게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피해자보호시설로 나뉘고 여기서 내외국인 여부에 따라서 장애 유무에 따라서 쉼터들이 구분되고 서로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것도 한계인 것 같았다. 우리도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조치와 혁신을 위해서 어떤 지점들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정말 고민이 깊어지는 세션이었다.


드디어 세 번째 날까지 모두 공유했네요!

다음은 폐막식과 대만 쉼터 방문 후기입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