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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연구

[후기] 4차 세계여성쉼터대회, 다른 나라의 쉼터는 어떤 모습일까? -7
  •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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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활동가 백목련과 수수는 2019년 겨울, 대만에서 개최한 4차세계여성쉼터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후기에서는 '스터디투어' 후기를 올릴 거라 예고했죠.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이 흘렀고... 23년 봄이 왔습니다. 활동가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고이 잠자고 있던 '스터디투어', 루스 여성청소년쉼터 기관방문 후기를 드디어 공개합니다. (죄송합니다..)


세계여성쉼터대회, 스터디투어
루스 여성청소년쉼터 기관방문


 

백목련: 안타깝게도 상근자회의에서 출장 후기 발표하면서 루스 여성 청소년 쉼터(Ruth Girls’ Shelter: 이하 루스홈) 관련 사진을 내가 다 지워버린 것 같다. 후기에 올려야 한다면 찍은 사진 백 장 정도 있었는데… 

 

수수: 다행히 나는 안 지웠다. 아래의 루스홈 사진은 수수 사진첩이 출처입니다 여러분.. 

 

백목련: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쉼터 주소가 있어서 이거 공개해도 되나 싶었는데 법인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같은 기관의 주소였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쉼터 보호를 위해서 GPS 기능을 꺼달라는 안내를 받았고 비밀 유지 서약도 했다. 그제서야 진짜 쉼터에 기관방문하러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수: 외부인 방문 허용도 신선했는데, 사진을 찍어도 된다니 더 신선했다. 아무리 GPS 기능을 끈다지만 사진을 찍어도 되나?? 내면의 열림터 활동가 자아가 흔들흔들했다. 열림터에서는 시설 정보가 노출될까봐 내부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니까... 뭐 루스홈은 여러 안전 조치를 취했겠거니, 했다. 그리고 드디어 루스홈에 도착하자 바로 발열체크를 했다. 지금에야 코로나19 때문에 발열체크가 일상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매우 새로웠다. 시설을 외부인에게 공개한다는 건 이런 위험에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구나, 싶었다. 

 

백목련: 열림터는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다. 생활인들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도 공개할 계획이 없지만 전염병이 유행하든, 하지 않든 생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기 한국에서도 일상화 되었던 체온을 체크하는 종이

 

백목련: 우리는 루스홈의 법인이 개신교재단이라 성경에 나오는 룻을 가리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룻이 중국어로 도로나 길을 뜻한다고 한다. '길 위의 소녀들을 위한 집'이라는 의미에서 루스홈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중의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쉼터 안에 개신교회에서 차용한 여러 요소들(십자가가 그려진 장식품들, 달란트 제도를 차용한 착한 일 보상제도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수: 맞다. 여기저기에서 교회의 숨결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ㅎㅎ

 

백목련: 대만의 탈가정 청소년 지원시설은 보육원, 쉼터, 위탁가정 등 다양한데 입소 기간에 따라서는 일시, 장기, 중장기로 나뉘며 관련 부처와 공개 여부, 입소자 수, 법적 지위에 따라서도 구분이 가능하다고 한다. 루스홈은 학교 기숙사처럼 생긴 쉼터였다. 정원 18명이고 가정 내 폭력 피해가 있거나 미혼모 등 원가정에서 적절한 지원 못 받는 경우에 입소가 가능하다고 했다. 1999년에 개소하여서 현재까지 196명이 퇴소하였고 그 중 70%와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다고 했다. 쉼터 생활이 녹록치 않은 점도 있는데다 원가정과 관련된 갈등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루스 여성청소년쉼터(Ruth Girls Shelter) 발표 모습


수수: 다른 쉼터 소개를 이렇게 직접 들은 적은 처음이었다. 만약 우리도 외국에서 기관방문을 신청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발표를 들으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모든 활동가들이 우리를 환대해주었는데, 이것도 새로웠다. 뜬금 고백이지만, 예전엔 다른 사람들이 상담소 기관방문을 해도 내 대답이 별 도움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 때문에 맞이에 좀 소홀했었다. 하지만 환대 받아보니까 알겠어... 뭘 해도 새롭고 궁금했고... 친절한 답변이 질문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백목련: 맞아. 그간 기관방문러들에게 심드렁하게 굴었던 나 자신을 엄청 되돌아보게 되었다. 근데 환대하려면 영어 잘해야... 그래야 막 자신감이 붙고 말도 걸어보고 싶고 그러지... 한국인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은 정말 영어공부인 걸까?!

루스홈의 독특한 점은 퇴소한 생활인이 루스홈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생활인인지 활동가인지 그 경계에서 헷갈릴 수 있겠지만 시설 생활을 해보지 않은 활동가들보다 생활인의 입장을 더 잘 알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림터 생활인들 중에서도 장래희망이 사회복지사인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그 장래희망이 현실이 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림터 활동가의 자격요건은 성폭력전문상담원이기 때문에 실제로 사회복지사인 활동가들의 비율은 높지 않겠지만서도.

 

수수: 루스홈 생활인들의 장래희망 1픽도 열림터 생활인처럼 사회복지사일까? 아무래도 가장 많이 접하는 사람들의 직업에 영향을 많이 받을 거 같다. 내 경우에는 초등학생 때까지는 내 부모의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생각했었고, 그 이후에는 절대 부모의 직업은 갖지 않겠다는 엄청난 결의를 다졌었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나네... 

 

백목련: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ㅋㅋㅋ 나는 선생님들을 좋아해서 장래희망이 교사였던 적이 있었다. 루스홈의 지원내용도 전해들었다. 가족관계 재정립을 위해서 가족을 대면할 수 있는 힘을 얻는 연습을 한다고 했다. 활동가와 함께 감정 표현, 비대면 연락, 대면 만남 등을 진행한다고. 학업 지원으로는 최소한 고등학교 졸업까지를 지원하고, 방학 중에는 대안교육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리고 상담지원도 한다고 했다.

 

수수: 안 그래도 대안교육을 지원한다길래 마음이 두근두근대서 질문을 해봤었다. 학력 인정이 되는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는 것이냐고. 정부에서 그런 걸 쉼터에 지원해주는지 궁금했다. 열림터에도 학교 다니기 싫은 청소년 생활인들이 많아서 더 두근두근해하며 질문했었지. 하지만 학력 인정이 안 된다고 하더라. 애석...

 

백목련: 2003년부터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비인가 교육으로 방학 때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2002년부터는 드라마 테라피 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2017년부터는 여성 복싱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자기방어훈련의 일환인 것 같아 반가웠다. 건강 관리하는 방법이나 성역할 고정관념 다루기, 감정 발산하기 등 복싱 수업 안에 많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수수: 여러 쉼터에서 자기방어훈련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년에 열림터에서도 자기방어훈련을 진행했었다. 참여 집중도가 높진 않았지만 평가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목련: 집단 프로그램에서 시너지가 생기려면 참여자(생활인) 변동이 적어야 하는데, 작년 자기방어훈련 때는 15회기를 모두 이수한 생활인이 3명밖에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루스홈은 '우리는 가족'이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한다고 했다. 활동가들이 입고 있는 티셔츠에 한자 ‘家(집 가)’가 쓰여져 있었다. 집이라는 장소는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공간이지만 오히려 가족중심주의를 강조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인 것 같다. 생활인들과 계속해서 가족이란 무엇이고 누구와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는지, 혈연 관계만이 가족을 만드는 것인지 서로 탐색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수: 쉼터가 가족이 될 수 있는가, ‘집’인가, 하는 고민은 계속 이어가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돌아가고 싶은 공간, 마음이 편한 곳, 안전한 곳이 ‘집’이라면 쉼터도 ‘집’을 지향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이 될 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쉼터는 가족이라는 제도와 달리 입소인을 언제까지나 뒷받침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안가족 같지만 가족이 아니고, 집이지만 시설이기도 한 쉼터의 혼란함(?)이 잘 논의될 수 있는 장이 언젠가 마련되면 좋겠다.

 

백목련: 주말에 교회를 가야 한다는 규칙이 있길래 질의응답 시간에 물어보았다. 종교의 자유도 있는데  갈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교회를 가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개신교 신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루스홈에서 생활할 수 없는지 등등. 너무 돌직구여서 그랬나? 활동가들이 당황해하며 쉽게 답을 하지 않았다. 물론 일요일에 교회를 안가면 활동가들과 루스홈에 남아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종교 활동을 거부하면 입소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수: 종교 기반 쉼터를 만날 때 항상 궁금한 것이 이 지점이다. 종교에 기반해서 쉼터를 운영할 수는 있지만, 종교 활동의 자유는 개별 생활인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도 하고… 하지만 열림터나 다른 쉼터들도 치유회복프로그램을 필수참여로 지정해두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종교활동과 치유회복프로그램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떤 일정을 강하게 권유하는 행위는 때때로 고민이 된다. 영업의 귀재가 되어서 필수 참여라는 단서조항 없이도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고 싶다.. 근데 다시 태어나야 가능한 일이겠지.. 

 

백목련: 비밀 쉼터이기 때문에 교회 신자들이나 지역사회에 여기는 여성 청소년 쉼터라고 이야기는 하지 않고 우리로 치면 학숙 같은 곳이라고 대충 설명하고 넘어간다고 한다. 

라운딩을 하면서 학교 기숙사 같이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은 1인실, 2인실, 4인실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퇴소를 준비하는 사람이 쓰는 방이 있었다. 우리 생활인들도 퇴소가 다가오거나 퇴소 준비를 시작할 때 다른 생활인들에게 여느 때와 달리 날카롭게 굴기도 하고 더 혼자 있고 싶어하기도 하는데 우리도 이런 아이디어를 도입하면 어떨까 싶었다. 

   

수수: 실제로 열림터는 일반 가정집, 혹은 셰어하우스처럼 생겼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학교 기숙사와 닮아있기도 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열림터는 집이면서 시설이기 때문에 이런 복잡함이 발생하는 것 같다. 전에 한 생활인이 기숙사랑 가정집 사이 어딘가가 열림터 같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집 같이 생겨서 편안하고, 음식도 원하는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귀가시간이나 취침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기숙사 같다고. 각각 쉼터들마다 그 모양새가 달라서 각자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건 참 흥미로운 것 같다. 루스홈이 신기했던 건 건물이 엄청 컸단 점이다. 빨래 말리기 좋아보이는 옥상도 있고..

 

백목련: 옥상을 둘러본 후, 나를 비롯한 여러 활동가들이 생활인들의 자살 시도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물는데, 안내하던 활동가가 씨익 웃으면서 열쇠를 흔들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평소에는 잠궈두고 빨래를 널거나 자유시간일 때 활동가 허락을 받아 문을 열어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 온 활동가들이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비슷해서인 것 같다. 재밌으면서도 씁쓸한 지점이었다.

 

수수: 옥상에 올라가자마자 ‘여기는 자살시도에 대한 우려가 없을까?’ 생각했는데, 다른 나라 활동가들도 같은 생각을 했다니 정말 웃펐다.ㅠㅠ 쉼터 생활인들의 자해와 자살시도는 정말 다루기 어려운 일이다. 약물 복용과 심리상담만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것 없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장기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다음 번에 다른 나라 쉼터 활동가들을 만나게 된다면 이런 자기파괴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 좀 더 들어보고 싶어졌다.

 

백목련: 루스홈은 작은 주택을 개조한 시설이기 때문에 뒷켠에 작은 정원도 있었고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옥상도 있고 용도에 따라 층도 구분할 수 있었다.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인지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지 않고, 건물이 띄엄띄엄 있어서 사생활 보장이 잘 되어 보였다. 입구에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루스홈의 마스코트로 있었는데 우리 생활인들이 보면 굉장히 부러워할 것 같았다.

 

수수: 작년에 국내 여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과 청소년쉼터를 기관방문했었는데, 마스코트 강아지와 함께 하는 기관이 꽤 있더라. 길고양이들이 거의 쉼터 고양이처럼 지내는 곳도 있었다. 모두 정원이나 마당이 따로 있는 쉼터였다. 우리는 공간이 협소해서 동물과 함께 살기는 어려운데.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했다. 

 

백목련: 숙직실은 무려 2인실이었는데 이 점은 수수와 내가 가장 부러워했던 지점이다. 숙직을 하다보면 여러 돌발상황들이 있어서 혼자 숙직하면서 덜컥 겁이 나거나 버겁게 느껴지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숙직실이 따로 없는 시설의 경우에는 숙직실이 따로 있는 우리를 더 부러워 하겠지만... 서로 참고하고 본 받을 점, 놓치면 안 되는 점을 찾아 갈 수 있다는 건 네트워킹의 장점인 것 같다.


4차세계여성쉼터대회를 마치며, 활동가들의 총평!

 

백목련: 가기 싫어서 왜 가야 하냐고 반항했던 과거의 나에게 마음의 빗장을 열어도 된다고 전해주고 싶다. 오렌지하우스나 콤바인 프로젝트, 몰 댄어 베드 프로젝트처럼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기술 기반 착취처럼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는 별다른 대비가 되지 않은 영역의 피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다만 네트워킹을 집중적으로 하는 세션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가정폭력피해여성쉼터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맺어지긴 했는데, 영미권, 유럽권의 쉼터들은 성폭력, 가정폭력, 이주여성 통합 쉼터가 많은 점이 흥미로웠다. 이주민의 자녀가 열림터에 들어오고 싶어하면 국적인 한국이냐고 물어보고 아니면 이주 여성쉼터로 연계하게 된다. 폭력유형을 통합한 쉼터를 생각해볼 때 시사점이 크겠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폭력유형별로 지원체계와 법정책이 쪼개어져 있다. 어떤 경우에 이런 세분화된 시스템이 피해당사자에게 혼란을 가중하는 경우도 있더라.

또 선진 사례를 참고하겠다며 서구권 활동가가 발표하는 세션만 들어간 지점에 대해서 반성하게 된다. 기조발제 3에서 시티 오브 조이 원장인 크리스틴 슐러 데슈버 박사(Dr. Christine Schuler Deschryver)가 콩고 민주공화국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어떻게 시티 오브 조이를 만들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하셔서 흥미로웠다.

상담소 영문 브로셔 호기롭게 100개나 챙겨간 덕분에 강제로 인싸인 척 부스마다 돌았다. 나와 열림터를 소개하고 조금이나마 서로의 활동을 공유할 수 있었다. 쉼터대회에서 만난 각국의 활동가들에게 한국에 온다면 우리 상담소에 기관방문 오라고 초대했는데 내가 그들에게 환대 받은 것처럼 따뜻한 환영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점차 좋은 인성을 가진 활동가가 되어가는 게 아닐까?

처음 출장을 같이 가기로 결정할 때 수수가 입사한지 얼마 안 되어서 ‘같이 출장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다행히 열림터 25주년 포럼도 준비하고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활동도 같이 하면서 많이 친해져서 훨씬 재밌게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일에 시달려 길게 이야기 못했지만,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2023년의 수수: 후기를 잘 써두고 왜 3년동안 올리지 않았을까 의아했다. 총평 쓰기를 미루고 미루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 제4차세계여성쉼터대회가 끝난지 벌써 만 3년이 흘렀고, 심지어 코로나 거리두기 정책도 끝났다. 하지만 세계여성쉼터대회에서 배우고 느꼈던 여러 인사이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점점 탈가정, 폭력피해 청소년들이 쉼터를 이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공동생활'을 하는 쉼터가 과연 폭력피해생존자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인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쉼터는 앞으로 어떤 형태로 나아가야 할까? 각국 활동가들이 고민을 나누는 장이 열렸던 것처럼,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들이 계속 생기길 바란다.





장장 n년 간의 띄엄띄엄 롱런 후기를 기다려주시고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댓글도 많이 달아주세요. 댓글은 수수와 백목련을 춤추게 한다. (백목련은 이제 열림터의 활동가가 아니라 후원회원이지만!) 마지막으로 후원은 필수, 증액은 선택! 저희 오래 활동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