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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명랑게이들의 유쾌한 커밍아웃-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을 보고 왔어요!!
  • 2011-06-14
  • 522

초여름 햇볕이 따가웠던 6월 6일, 열림터 식구들이 나들이를 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을 보고 온 것이지요.
영화 상영 후 합창단 G-Voice 오빠들의 짤막한 공연 내내 꽃게이를 찾느라 정신없었던 열림터 친구들^^
직접 쓴 후기 감상해보세요~



'종로의 기적'을 보고, 게이들과 어울리고 싶어졌다.
나는 유쾌하고 가볍고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사람들이 좋다. 순수하고 솔직하고 용기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다큐멘터리 주인공들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첫번째 주인공, 손병준 감독님의 경우를 보고는 영화를 만드는 등의 협력적인 일을 할 때 촉진제, 지지자가 되어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했고,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에 감명받았다. "나는 게이다. 그리고 감독이다.", "(섹스 체위 중 하나) 이거 가능하다. 내가 했던 건데 왜 안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흔들림이 없었다. 의심하지도, 슬퍼하지도, 걱정하지도 않았다. 난 그 부분이 부러웠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자신에 대해 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두번째 장병권님.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아님 끝나고 연락처나 개인블로그나 페북 주소를 물어볼껄 그랬다. 개인적으로 네 명의 주인공들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다. 경찰들에게 따지는 모습, 무지개 깃발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 용감한 모습, 열정적인 모습. 이런 사람들 덕분에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는 듯...활동가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 두려움과 걱정과 나약함을 깨는 그의 용기가 부러웠다.

G-Voice의 단원이자 뇌수막염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 주인공 분은 유쾌함이 부러웠다. 행복해보여서 나도 기뻤다.

네번째 주인공. 로맨티스트 정욜, 그 분도 사랑의 힘으로 용감하게 살아가는 분 같았다. 파트너가 에이즈 감염자였는데 그 사람을 사랑함으로 그의 모든 걸 끌어안고 곁에 있고 사랑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나도 그렇게 사랑해야겠다 하고 이전의 나의 사랑의 반성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전체적으로 감명을 받고
반하고, 울고 웃었던 지라...지금 내가 '찍히고' 있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각오도 새로이 하게 되었다.
'나의', '우리의' 다큐멘터리도 사람들에게 생존자의 삶과 생각과 감정과 소망을 전달하고
마음 속에 가슴 뭉클함과 작은 울림과 희망, 그리고 삶을 유지하는 지혜가 피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돌고래



태어나서 처음 접해보는 장르의 영화였다. 시청하고 나서 성소수자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는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의 관점이나 생각들을 볼 수 있어서 재밌기도 하였고, 또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영화에 주연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커밍아웃을 하는 것일텐데 정말 많은 용기를 낸 것 같고 대단해 보였다.
영화가 끝나고는 G-Voice의 합창을 눈 앞에서 보고 들었고, 감독과 주연 한 분, 조연 한 분 이렇게 셋과 관객이 모여서 대화 시간도 가졌다. 다들 유쾌한 사람들이었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영화 관람을 마쳤다.

-반달
 

처음에 게이에 대한 영화여서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다가 졸긴 했지만 감동과 재미가 섞여 있어서 좋았다. 다큐멘터리 식으로 나온 것 같은데...ㅎㅎ 나름 재미있었다.
무대가 앞에 있었는데 영화 끝나고 영화에 나온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서 질문과 대화를 했다. 재미있었다.
질문 시간에 돌고래 언니가 질문을 해서 당황했지만, 언니가 용기를 내주어 질문을 하니 뭔가 반가운 기분이었다.
무대에서 공연을 하시고 나오시는 남자들을 계속 보게 되었다. 뭔가 느낌이 재밌어서...ㅋ
그리고 무대에 있었던 사람들이 영화관 밖에 나와서 우리 옆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뭔가 신기했다. 자연스러운 느낌? 그 남자들이 얘기하는 모습을 볼 때면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 게이인 것을 몰랐을 것 같았다.^^

-선토끼



영화를 보고나서 한편, 내가 특별한 이야기를 바랬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종로의 기적"은 각자의 일을 가진 남자 넷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준 특별할 것 없이 잔잔하고 평범한 영화다.
내 가족이고, 내 친한 친구이고, 옆자리의 회사 동료일지 모를 우리가 모르던 우리 얘기.
호기심 가득, 특별한 얘기꺼리를 기대한 나의 시선이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란 생각에 보는내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여전히 성소수자로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은 이 나라에서 당당히 커밍아웃한 그들의 신념과 용기에 진심을 담은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그들에게 종로 3가를 벗어나 넓은 광장으로 나올 그날이 어서 오기를...-공명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했다.
"일터에 핑크를 허하라" 부분에서
주인공은 남들(이성애자들)처럼 직장에 애인을 데려오거나 직장동료들에게 애인을 소개시키고 같이 밥 한끼 먹을 수 없어 서글프다고 했다. 평범하고 소박한 기쁨조차 포기하며 살아야하는 서글픔에 순간 짠해지면서, 수년을 함께 한 애인이 죽고나서 장지에도 가지 못했다는 그 분이 떠올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죽기 전까지 간호하고 보살핀 진짜 '가족'은 여기 있는데, 정체성을 이유로 인간의 도리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에 '차별'말고 다른 어떤 이름을 붙이랴.

그래도 영화의 주인공들이 유쾌하고 행복해보였던 건 그들 곁에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인이 된 영수씨가 G-Voice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했던 것도,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애인의 손을 잡고 종로3가를 걸어다닐 수 있겠지.
그런데, 우리 레즈비언 언니들은 어디에?^^

-나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