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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특별한 만남
  • 2008-07-21
  •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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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식구들은
1달에 1번  정도 시립 요양원에 계시는 공주할머니를 방문합니다.

처음 생각은 홀로노인 댁을 방문해서 청소도 해 드리고
간단한 음식도 만들어 드리고 잠시동안 손녀 노릇을 하면서 의미있는
사회봉사활동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복지관을 통해 소개 받은 분이 공주할머니에요.
처음 몇번 할머니 좋아하시는 설렁탕 외식도 하고.,
비오는 날 같이 전도 부쳐 먹고 했는데
어느날  할머니의 치매증이 심해 지셔서 요양원에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요양원은  우리 집에서는 너무 먼 곳이라 잠깐 망설였습니다.
그 때 미**이 "멀어도 할머니 보러 가요.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 가요"
하는 바람에 멀리까지 할머니 뵈러 가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달만에 뵌 할머니는
우리 중 아무도 알아 보지 못하시고
"어디서 오셨어요?"
"저 좀 집에 데려다 주세요" 하셨지만,
우리는 집에서와 똑 같이 노래 부르고, 선문답 안부 나누고,
당뇨에 좋지 않다는, 하지만 할머니가 제일 좋아 하시는 단팥빵
사 드리고 했습니다.

그렇게 훌쩍 2년이 지났습니다.
할머니는 아직 그 자리에 계십니다.
어제는 "할머니 우리 가요" 하니까
"아니, 무슨 말이에요? 왜 벌써 가요?"

잠깐 멍해졌습니다.  약간 야단 맞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한번도 그런적 없으셨는데....
"할머니 우리 밥 먹으러 가야 해요"
"그럼 언제 오세요?"
"1달 있다 올께요"
"빨리 오세요. 꼭 오세요"


짧은 시간동안 할머니랑 휠체어 산책 같이 하고,
할머니 머리에 꽃 꽂아 드리면서 같이 즐거워하고,
붕붕이는 손가락 움직임이 더딘 할머니와 잼잼을 같이 하고,
혼자서는 드시지 못하는 다른 할머니의 식사 시중 잠깐 하고,
이런 시간을 굳이 봉사활동이랄 수는 없겠지요.

그냥 가족이 없는  할머니께 잠시동안의 가족이 되어 드리는 것 뿐입니다.

핑체는  매일 야단만 친 할머니지만  자기 할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고,
처음 간 은비가 기분이 별로 안 좋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가족들이 할머니를 보살피지 않고 자기들 귀찮아서 이곳에 맡긴 거 같다는군요.


할머니 다리 주무르면서
"몇살이 되면 이렇게 뼈만 남는 몸을 갖게 될 것인지?"
"나이 먹으면 다 이렇게 되는가?'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되나요?"
"왜 가족들이 보살피지 않고 이런 곳에 와서 사나?"

 열림터 식구을이  더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게 되는 아주 특별한 만남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