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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우리가 홈파티에 초대를 했다. 워낙 똑소리 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친구라 과연 뀨(구구)홈은 어떨까 기대가 되었다. 또우리의 홈으로의 초대는 처음이라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선물은 뭐로 준비할까 고민을 하다가 취향을 물어보고 내 마음에 만족한 선물을 들고 구구의 집에 도착하였다. 음식을 준비하며 집은 평소와 같이 늘어져 있다며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구구의 집은 생각보다 멋졌다. 구구 또래들이 부러워할 거실, 침실. 옷 방. 냉장고 등 가전이 자리하고 있는 작은 방까지 아늑한 홈이었다. 거실의 TV화면에는 파티에 어울리는 영상과 재즈 음악까지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또 다른 초대 손님은 같은 시기 열림터에서 함께 생활했던 또우리 율이다. 장염 때문에 지하철에서 화장실 들렀다 오느라 늦는다고 한다. 맛난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안타깝다. 율이가 많이 야윈 얼굴을 하고 등장하여 걱정하며 안부를 나누었다. 장염이었는데 병원을 가지 않고 방치하여 며칠째 앓고 있으며, 지금은 병원을 다녀왔으나 1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을 가고 있다고 한다. 자극적인 것이 아니면 먹을 수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구구는 먹는 것과 요리에 진심이다. 냉장고에 가득한 다양한 식재료를 보고 인정했다. 그에 걸맞게 멋진 음식들이 차려졌다. 요리 솜씨와 안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웬만한 쉐프의 요리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맛과 플레이팅으로 차려졌다.
구구는 며칠 전 상담소 “한해보내기” 행사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은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정리해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열림터에 올 때부터 부모와의 단절을 결심했었지만 실천하지는 못했었는데 이제 더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고 아버지를 차단 하였음을 웃고 있었지만 담담하고, 씁쓸하고, 홀가분하게 나눠주었다.
초대 받은 율이는 장염 중임에도 요가 강사 시험을 치렀고, 심박수 177에 달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훌륭히 해내고 왔다고 한다. 요가를 하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한다. 요가를 하고 있으면 가슴에서 몽글몽글 행복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지다.
구구도 요즘 운동에 빠져 산다고 한다. 오늘의 의상은 멋진 레깅스에 헬스장에서 중량을 열심히 치는 사람들만이 입는다는 브랜드의 상의를 입고 있었다. 본인은 아직 깜량이 안되어 감히 헬스장에선 입지 못하고 오늘 같은 날이나 산책할 때 입는다는 폼생폼사 구구의 설명이다. 하지만 필라테스를 하루에 두 타임씩 하고 있으며 실력이 늘어서 점점 옆에 있는 사람들이 쓰러져가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열림터 시절 웃픈 얘기들을 회상하며 그때도 자기 관리 잘했던 구구, 지금은 프로 요가 강사인 율이, 둘 다 스스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심이 한가득이다. 우리 잘컸죠!! 하면서 칭찬을 기다린다. 눈물 날 정도로 대견하고 예쁘다. 지금까지 애쓴 것을 알기에 짠한 마음도 함께 있다. 다른 많은 열림터 생활인, 또우리들도 언젠가는 이들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기획하며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