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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소식지

[폴짝기금] 2025또우리인터뷰⑥ 목표는 큰 후원자가 되는 것
  • 2025-12-26
  • 74

폴짝기금은 열림터를 퇴소한 생존자('또우리')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올해는 7명의 또우리가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어요.


자립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여섯 번째 인터뷰는 은서입니다.




2025또우리인터뷰⑥ 목표는 큰 후원자가 되는 것


🦊신아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은서 : 요새 oo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3월에 엄청 바빴고 5월에 다시 엄청 바빠질 예정이에요. 


🦊신아 : 만족하면서 다니고 계신가요?


🧞‍♂️은서 : 월급과 월라벨을 따지면 할 말이 없지만 저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고 저 스스로가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런 점이 확실하게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신아 : 다행이네요. 가족들이랑 같이 살고 계시다고 했는데 합치게 되신 거예요?


🧞‍♂️은서 : 네 원래 여기 열림터에서 나갈 때 엄마랑 여동생 같이 살 수 있는 원룸형 시설로 옮겼었어요. 거기서 지내다가 시설에서도 나갈 때가 되어서 다 같이 모은 돈을 합쳐가지고 투룸 월세 집을 구했어요. 최근에 남동생도 백수가 된 후 집으로 들어왔고 현재 4명이 살고 있어요


🦊신아 : 되게 복닥복닥 하겠어요. 4명이 살고 있는 거니까


🧞‍♂️은서 : 맞아요. 


🦊신아 : 그래서 은서 님 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계획서에 작성해 주셨나봐요. 그리고 에어컨을 사는 계획을 세우셨네요. 


🧞‍♂️은서 : 제일 작은 방이랑 큰 방이 있는데 사람이 4명이니까 번갈아서 쓰고 있어요. 엄마 방에서 한 사람이 자고 다른 방에서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6개월 정도씩 쓰는 거죠. 


🦊신아 : 기간제 방이군요.


🧞‍♂️은서 : 그렇죠. 그런데 그 와중에도 에어컨이 엄마 방에만 있어 가지고 여름이 되면 너무 더우니까 다 같이 엄마 방에서 자는 거예요. 남동생은 아무리 더워도 따로 자려고 하긴 하지만요. 그래서 다른 방에 에어컨을 하나 두면 여름에도 다시 그 기간제 방을 할 수 있잖아요. 알아본 결과로는 창문형 에어컨이 제일 적합할 것 같아서 알아보고 있어요. 더 저렴하더라고요. 목표는 나중에 4룸을 구하는 것이긴 해요. 좀 힘들 것 같긴 해요. 지금 집에 운 좋게 싸게 들어간 것이어서 지금 가격으로는 다른 집은 도저히 못 구해서요. 저희가 그 이후로도 모았지만 월세다 보니까 나간 돈도 있어 가지고. 4룸 월세는 장난이 없더라고요. 4룸이면 아파트로 가야하는데 아파트 갈 돈은 안 돼요. 그래도 2룸으로 안 가고 3룸이라도 가자는 게 목표이긴 하거든요.


🦊신아 : 그럼 다른 가족들도 경제 생활을 하고 계세요? 


🧞‍♂️은서 : 네 맞아요. 어머니는 일하고 계시고 여동생이 일을 했었는데 다시 대학교를 가고 싶다고 그만둬 가지고 실질적으로 2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사 갈 때는 제가 가장이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대출받아야 되거든요.


🦊신아 : 책임감이 느껴져요. 저도 여러 명이서 살고 있거든요. 지금 근데 집 구하는 게 진짜 쉽지 않더라고요. 4명 이상 살 집이 없어요. 자기만의 방 너무 중요한데.. 응원하고 싶어요. 그러면 퇴소하시고 나서는 좀 어떻게 지내셨어요? 


🧞‍♂️은서 : 사실 잘 지내지는... 굴곡이 많긴 했어요. 저는 정신과 약을 꾸준히 먹고 있음에도 뭔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많이 힘들어 하더라고요. 외부적인 요인이든 내부적인 요인이든 엄청 커다란 스트레스가 갑자기 닥칠 때가 있잖아요. 작년도 11월인가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고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렇게까지 떨어질 때가 또 있긴 있었죠.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고 떨어졌다가 회복하고 반복하는 것 같아요.


🦊신아 그럴 때는 어떻게 회복하려고 하세요? 


🧞‍♂️은서 : 저는 보통 많이 떨어지면 일단 급한대로 정신과를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약을 바꾸고 그 다음에 이제 제가 괴로운 요인을 찾아서 제거하려고 하죠. 예를 들어서 그 요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좀 뭐한데 그런 게 있었다면 그 직장을 그만둬야겠다 생각을 하게 되는 거고 아니면 남자 문제였다면 그 남자랑 이제 끊어낸다든가 이런 식으로요.


🦊신아 : 그래도 좀 잘 대처하신 건가요? 아니면은 이제 정리해서 뒤돌아보고 저한테 이제 약간 요약으로 얘기하시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요?


🧞‍♂️은서 : 잘 대처한 건 아니에요. 잘 대처했으면 떨어지기 전에 대처하고 진작 나가거나 진작 끊어냈어야 되는데 완전 가라앉고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할 때쯤에 정신 차리고 보니 이게 문제였구나 하고 이제 정리를 하게 되는 식이에요.


🦊신아 : 또우리 분들 중에 많이들 퇴소하시고 나서도 정서적으로 힘에 부치는 경우들이 되게 많잖아요. 그런 또우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은서 : 약을 꾸준히 먹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어쨌든 그 업, 다운을 좀 조절해 주는 거잖아요. 열림터에 살았다는 거는 상처가 있는 건데 그거를 본인이 극복을 다 했다, 정말 괜찮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고 느껴진다면 저는 사실 정신과 선생님이 인정할 때까지는 약을 먹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신아 : 꾸준한 치유라고 이해되어요. 근데 은서님은 업다운이 있는 과정에서도 뭔가 이런저런 이렇게 진로에 대한 시도들을 해오셨어요. 이게 다 생존에 관련된 일이니까 닥치면 하게 된다 이럴 수도 있지만 쉽지 않은 거잖아요.


🧞‍♂️은서 : 열심히 뭐 어떻게든 살려고는 하고 있죠. 그냥 뭐 진짜 뭐 다운이 심할 때는 그냥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는데 그래도 어쨌든 살아가야 되니까 생존자로서 살아보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신아 : 그럴 때 주변에 사람들도 좀 도움이 되었나요?


🧞‍♂️은서 :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움이 되죠. 저는 개인적으로 제 이야기를 많이 아는 사람들도 있고요. 저는 친하면 비밀을 만들기를 하거든요. 비밀이라고 말하기 좀 웃긴데 어쨌든 얘기를 좀 하거든요. 내가 사실 이런 일이 있었어 가지고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 약간 이런 느낌으로 얘기해서 아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제가 다운이 되면 먼저 걱정을 해 주더라고요. 너 지금 안 좋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요.


🦊신아 : 잘 살아가는 데 너무 주변 사람 사람들이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이 있는 것


🧞‍♂️은서 : 네 사회생활을 해야 되고 혼자 살 수 없다 보니까 결국 사람들이랑 잘 어떻게 살아야 되더라고요.


🦊신아 : 퇴소자들의 자립 과정에서 좀 부딪히는 어려움이 주로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세요?


🧞‍♂️은서 : 역시 제일 큰 거는 주거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주거 그러니까 어쨌든 열림터에 살 때는 그러니까 의식주가 다 해결이 되잖아요. 퇴소 후에 주거는 아무리 싼 값으로 구하려고 해도 그게 안 맞잖아요. 단가가 아예 다르니까 주거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아요. 결국 보증금이랑 이어지는 건데 요새는 반지하를 구하려고 해도 보증금 500은 최소 필요하더라고요. 그렇다고 고시원에 가자니, 고시원 월세가 반지하나 일반 원룸보다 월세 자체는 훨씬 비싸거든요.


🦊신아 : 면적 대비 비싸요.


🧞‍♂️은서 :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고시원에 살면서 내가 돈을 모아가지고 월세로 가야지 이게 쉽지 않아지는 거죠. 그래서 시작할 때부터 잘 집을 구하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는 않죠. 저도 그래서 처음에는 나가서 바로 집 구한 게 아니고 다른 시설로 들어가서 거기서 좀 더 지내다가 돈을 모아서 나온 거니까.


🦊신아 : 생존자의 자립 문제에서 주거의 어려움이 너무 큰데 이에 대한 지원이 사실 많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또같이’를 만들게 되었어요.


🧞‍♂️은서 : 나온 거 보고 되게 좋다 생각했거든요. 사실 제가 폴짝 기금 인터뷰 할 때마다 항상 얘기했던 게 주거 문제가 제일 필요하다, 시급하다 였거든요. 감격스럽긴 하네요.


🦊신아 : 네 또우리들이 그런 문제점을 계속 이야기 해주었고, 마침 한 후원자분이 생존자의 자립을 위해 후원금을 사용해달라고 하셔서 이런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됐어요.


🧞‍♂️은서 : 저도 추후 목표는 열림터라든가 한성폭의 큰 후원자가 되는 것이에요. 그렇게 돈을 많이 벌고 해보고 싶은데 저는 월 만 원 후원이어서 너무 소소해요.


🦊신아 : 매월 만 원이라도 정기후원자가 되는 것이 저는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큰 후원자도 당연히 좋지만 비교할 수 없어요. 


🧞‍♂️은서 : 후원한 지는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아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이렇게 돈 모아서 해야지 하다가 그러면 평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지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나중에 이제 슬슬 증액해 나가야지가 목표이긴 해요.


🦊신아 : 은서님은 지난 열림터 30주년 행사에도 간식 보내주셨잖아요. 진짜 너무 멋져요! 그러면 이제 거의 마지막 질문인 것 같은데 또우리들에게 자립이란 어떤 걸까 생각해보게 돼요. 10대 20대 30대 청년들에게 자립이란 말을 보편적으로 쓰진 않잖아요. 대체로 시설이나 쉼터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자립이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거든요. 아무래도 사람의 자립과 성장에 지원이 가족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고, 시설에 온 이들은 가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은서 님도 이런 폴짝 기금 등을 통해서 자립에 대해 생각 해본 것이 있다면 생각을 들려주세요. 


🧞‍♂️은서 : 자립은 생존이라고 생각을 해요. 저는 결국 그러니까 이 시설에서는 의식주가 해결이 되는데 자립을 한다는 거는 그 모든 걸 본인이 해결해야 된다는 거거든요. 시설에 올 정도면 뒷받침해 줄 가족이 없다든가 아니면 있어도 본인이 케어를 해야 된다든가 아니면 뭐 저같이 좀 운이 좋으면 같이 케어를 해 볼 수 있다든가 이러신 상황일 텐데 아마 제가 알기로는 보통은 혼자일 가능성이 크겠죠. 그러면 진짜 이제 집도 없고 옷이 여기 있던 것도 들고 나간다 치더라도 이제 음식을 당장 해결해야 되는데 그러니까 말 그대로 거의 생존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홈리스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분들도 이제 의식주가 없어가지고 밖에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가능만 하다면 ‘또같이’ 같은 집이 많이 더 생기면 좋은 것 같아요. 열림터에 살 때 이제 1년 뒤에 나가야 되니까 그동안 어떻게 해야 될까, 집을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너무 나쁘게 말한 건지 모르겠는데 저는 자립이 진짜 생존이고 시설 밖에 내던져지는 느낌이라고 들긴했어요. 잘 꾸려가지고 나가서 자립이라는 말처럼 스스로 일어나는 그런 과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근데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신아 : 근데 진짜 또우리들의 사정도 다 다른 것 같아서 똑같이도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은서 : 네 집을 이렇게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거고 아니면 지원금을 줄 수도 있는 거고. 저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저도 청년으로 집을 구하면서 성폭력 피해자 시설에서 퇴소하는 사람들에 대한 가점이 있는 걸 못 봤거든요. LH나 sh에 이런 가점이 좀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당장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가점이라도 주자는 것이잖아요. 본인이 밝히기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근데 그게 있다는 건 이걸 이용하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잖아요.


🦊신아 : 맞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실까요?


🧞‍♂️은서 : 방금 말한 것처럼 우리 차원이 아니고 정부 차원으로 넘어가서 좀 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냥 또우리 분들이랑 열림터 생활인들에게 말하자면 당장은 되게 힘들겠지만 미래가 핀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조금 너무 쉽게 포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생존자가 됐으니까 생존을 하셨으면 좋겠다. 저도 이제 이제 극한으로 떨어질 때도 있고 안 좋은 생각할 때도 이제 있지만 그래도 같이 생존자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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