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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소식지

[폴짝기금] 2026또우리인터뷰➀ "잘 자고, 잘 먹고, 행복하고, 건강하자!"
  • 2026-10-08
  • 48

폴짝기금은 열림터를 퇴소한 생존자('또우리')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올해는 10명의 또우리가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어요.


자립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정 입니다.





폴짝기금 또우리 인터뷰➀ "잘 자고, 잘 먹고, 행복하고, 건강하자!"

 

🧙‍♀️신아: 작성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더 구체적으로 요즘 근황을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정: 요즘은 일만 하는 중이에요. 퇴근하고 나서도 일하고 회사에서도 주말에도 금요일에 못끝낸 일이 많으면 그 주말에도 일에 잡혀있는 상황이에요.

 

🧙‍♀️신아: 그래서 폴짝기금 사용 계획도 치유 중심으로 가셨군요?

 

🐾정: 한 번씩 피부가 뒤집어지더라고요. 갑자기 과하게 간지럽거나 여드름이 나거나. 이게 퇴사하고 휴식기에는 없었거든요. 퇴사를 해야 나아질텐데 퇴사를 할 순 없어서 돈을 써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폴짝기금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머리염색은 기분전환겸 새로운 면모를 가져보자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신아: 폴짝기금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떤 것에 사용했었어요? 폴짝기금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정: 그때 이것저것 했었는데 지금 기억나는건 눈썹문신이었어요. 기분전환겸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찾은게 친구들 따라서 눈썹문신이었고 너무 도움이 되었어요.

 

🧙‍♀️신아: 나를 위해서 쓴다는 취지를 잘 살리시네요!

 

🐾정: 크리스마스 선물같아요. 전에도 ‘선물 받은 기분이라 너무 좋아요’ 라고 했는데 너무 좋아요.

 

🧙‍♀️신아: 기금액이 80만원으로 이번에 오르기도 했어요.

 

🐾정: 가격보고 감동이었어요.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만큼 올라가니까 선택의 폭이 엄청 넓어졌어요.

 

🧙‍♀️신아: 그러기를 바라며 비용을 인상했어요. 올해는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 힘이 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또우리에게 현재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한 번에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떠올려봐 주세요. (만약에 ‘사람’ 중에서 생각나지 않는다면 반려동물도 좋아요)

 

🐾정: 저는 지금 남자친구랑 키우고 있는 강아지 두 존재가 핵심인 것 같아요. 남자친구와는 만난지 4년 넘어서 5년차 되어가고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남성에 대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부셔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런 남자도 있을 수 있구나,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흔히들 말하는 남자로서의 허세라든가 거칠다거나 술부심을 부린다거나 남자는 이렇게 해야지 같은 것이 거의 없고 정말 다정한 사람인 것 같아요. 다정한 남성은 티비에서만 보던 이미지메이킹 된 환상이라는 생각이 컸는데, 지금 남자친구는 음식이 나와도 먼저 챙겨주고 아프다고 하면 병원 가라고 하는게 아니라 “이 병원 어때?” 라고 찾아봐 준다든가, 약국에서 먼저 약을 사다준다거나 돌봐줘요. 그리고 말을 예쁘게 해요. 말 예쁘게 하는 게 큰 것 같아요. 그 전에는 말 이쁘게 하는 남자를 본적이 거의 없거든요. 이 점이 가장 큰 충격인 것 같아요. 저보다도, 여자 사람 친구들과 비교를 해보아도 이쁘게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강아지는 존재 자체로 힘이 되어요. 이 친구를 나중에 어떻게 보내야할 지가 너무 걱정이에요. 제가 못 버틸까봐 무서워요. 어떻게 보면 행복한 이별 중에 하나일 것 같은데 너무 그리울 거 같아요.

 

🧙‍♀️신아: 저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요. 강아지가 주는 사랑은 정말 크고, 저도 강아지를 떠나보낼 생각을 종종 하면 슬퍼져요. 몇 살이에요?

 

🐾정: 만으로 5살 되었어요.

 

🧙‍♀️신아: 강아지는 건강한가요?

 

🐾정: 건강해요. 남자애기인데 처음 데려왔을 때에는 잠복고환이어서 개복수술하고 슬개골수술하고 피부도 아토피 있어서 치료했지만 지금은 잘 먹고 잘 놀고 있어요.

 

🧙‍♀️신아: 정님과 남자친구, 강아지 이렇게 가족이네요! 세 식구들이 지내면서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고 힘이 되나는지 에피소드가 있다면 같이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요?

 

🐾정: 일상적인건데요, 야근을 해서 9시, 10시까지 일을 하고 퇴사해야지 생각하면서 집에 들어왔을 때 남자친구와 강아지가 반겨주면 이 모습을 보려고 돈 벌어오지 하고 마음 먹어요. 아버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어요. 반겨주는 것이 진짜 중요하구나. 그리고 저녁에 간단히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게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위로 받았으니까 내일 출근해볼까 생각하게 돼요. 큰 스토리가 있다기 보다는 매일매일의 평화의 소중함을 느껴요.

 

🧙‍♀️신아: 성폭력 생존자에게 주변 사람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정: 버팀목 같아요. 생존자들을 꽃으로 비유하자면 나팔꽃 같아요. 나팔꽃은 버팀목 없이 생존하기 힘든 꽃이거든요. 버팀목은 꽃이 자라날 수 있도록 붙잡아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생존자들은 버텨내는 데 힘을 다 썼기 때문에 누군가 버팀목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버팀목이 절실했던 사람이었어요. 남자도 가족도 아니어도 되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 그러면서 서로 힘듦을 공유하면서 맛있는 것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그런 존재. 이게 생존자의 주변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지 않을까 싶어요.

 

🧙‍♀️신아: 정님에게는 남자친구와 강아지가 그런 버팀목인 것이죠?

 

🐾정: 저는 남자친구와 강아지뿐만 아니라 버팀목을 여러개 이용했던 사람이었어요. 한때는 엄마를 붙잡고 ‘살려줘’ 할 때도 있었고, 학교 같이 다녔던 친구한테도 의지했던 적도 있고, 의지 하는 사람을 여럿 거치면서 저 스스로도 홀로서기를 하는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신아: 의지할 곳을 여러 곳 거쳐왔다는 이야기가 중요하게 들려요. 홀로서기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나요? 어떤 전환 같은 게 있었나요?

 

🐾정: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전환점이 항상 생겼어요. 퇴사를 한다거나,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 갑작스런 손절을 한다거나, 여행을 가서 ‘내가 꼭 기대야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의도하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한가지씩 결심을 해봤던 것 같아요.

 

🧙‍♀️신아: 퇴사나 친구와의 단절 모두 좋은 일이라고만 할 수 없을 것도 같은데, 긴 과정 속에서 보니 나쁜 일만은 아니었네요.

 

🐾정: 그런 일이 있으면서 제 스스로가 너무 아까웠어요. 삶을 살면서 제가 제일 소중하고 중요한데 이 일들로 인해서 이 시간과 감정이 소비해야 한다는 게 너무 아까웠어요. 이렇게 힘들 바에는 지금 당장 맛있는걸 먹자, 지금 당장 자서 피로를 풀자 이러면서 버티는 게 수월해진 것 같아요.

 

🧙‍♀️신아: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군요. 너무 좋은 이야기에요. 성폭력 생존자들의 자립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사회적 시스템이나 제도나 문화 등등.

 

🐾정: 저는 사회적으로 뭔가 절실히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는게, 생존자들은 다 개개인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거나 필요한게 있어도 혼자서 해결할 수 없고, 열림터나 도움을 주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고 봐요. 주변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원과 보호의 테두리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개개인이 필요한걸 개인이 요구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사회에서 이런 이런 도움 줄 수 있으니 받아봐, 더 필요하면 알려줘라는 순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 같은 경우도 처음에 엄마한테 사실을 고백하고 나 못버티겠다고 했을 때 엄마도 혼자 찾아봐야 해서 힘들어 했거든요. 어딜가야 상담을 받을 수 있는지, 비슷한 사람을 찾아서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고 싶은데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네이버 검색했을 때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고 알 수 있었으면 조금 더 편하게 상황이 흘러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신아: 마지막으로 열림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 모토인데 잘 먹고 잘 자고 행복하고 건강하자! 사고없이 무탈 했으면 좋겠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기분 좋았으면 좋겠고 푹 잘 자고 자는 것에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신아: 정님에게 좋은 기운, 에너지가 느껴져요. 이 인터뷰에 그 기운을 담고 싶네요. 오늘 너무 날씨도 좋은데 어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러 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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