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화운동
성폭력에 맞서기 위해 대안적인 관계, 일상, 실천을 만들어가는 성문화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김민정 외 10명(2019)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의 격발』 - 북클럽 <폭주하는 남성성의 현재들> 4차
북클럽 <폭주하는 남성성의 현재들> 4회차 (2024.07.23) 후기
김민정 외 10명(2019),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의 격발』, 돌베개
총 3부로 이루어진 책은 여성살해를 목격한 현장에서 출발해 2016년 강남역 사건을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한 범죄로 봐야하고 여성혐오와 젠더폭력이란 무엇인지 개념을 정리하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묻지마 범죄라는 표현속에 뭉뜽그려지는 여성대상 폭력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이런 여성살해가 묵인되는 문화적 배경에 대해 기술하는데 한국영화 속에서 편향적으로 그려지는 여성의 모습과, 강남역 사건을 기술하는 언론의 두 가지 시선의 차이를 설명한다. sns 상에서 확산되는 여성혐오 현상들의 구조를 살피며 비판적 시각을 촉구한다. 또한 남성의 이면의 감정과 남성성을 훈육하고 학습하는 문화의 문제들을 밝히고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요청한다.
3부는 여성살해에 맞서 온 여성운동의 역사를 설명한다. 성폭력을 정조의 문제로 치부하던 한국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바꾸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 온 과정을 환기하며, 강남역이라는 현장을 의미화하고 2018년 미투운동과 이에 대한 반격을 분석하며 페미니즘 운동을 [차별과 혐오를 확대하는 사회문화]에 맞서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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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피해자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나는 밤늦게 다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018년에 '이러다 미투로 신고당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래되고 견고한 구조적 차별, 관습과 문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 되어 온 성차별 구조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뉴스에 나오는 일들은 안타까운 개인의 비극이라 여기고 나의 행동반경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온라인 상에서 접하며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나에 대한 오해로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정확히 어느 순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과, 사회가 나에게 학습시킨 역할극 또한 그만하고 싶었다.
그렇게 태어났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번도 의심하지 않은 나를 의심했다.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성의 사회적인 죽음과 실체적인 죽음, 그리고 방관하는 남성 중심적 사고로 체계화된 국가와 제도, 이것들에 반대하며 연대해 온 사람들과 시간들.
무지했던 시간들이 길었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가끔씩은 무력감이 더 차오를 때도 있다. 종종 회의감이 들곤 한다.
그렇기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제대로 알기 위해, 함께 모이고 함께 나누고 싶다.
이 글은 사무국 해주 활동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