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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성폭력 비친고죄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3월23일(화) 오전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성폭력 비친고죄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하여 민주노동당 곽정숙 국회의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와 공동으로 주최되었습니다.

 

그간 정부와 정치권은 2007년 아동 성폭력 사건, 2009년 조△△ 사건, 2010년 김○○사건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성폭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생색내기용으로 여러 가지 법안들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발의된 법안들은 그 자체로 여러 문제적인 소지를 갖고 있으며, 성폭력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성폭력범죄를 근절하겠다며 전자발찌 소급적용, 사형집행 추진, 보호감호제 부활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는 방안들은 개인의 인권을 크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위헌의 소지마저 있습니다. 더 이상 정부와 정치권은 임기응변식 강력처벌책만을 내어놓을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폭력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하게 촉구하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바로 성폭력의 비친고죄화하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을 보호하겠다는 친고죄의 목적은 사실상 성폭력 문제를 개인적인 치부, 감추어야 할 부끄러운 문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왔습니다. 성폭력범죄자들은 이런 사회적 편견을 악용하여 쉽게 재범을 저질러 왔습니다. 따라서 성폭력 친고죄를 폐지하는 것이 성폭력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보다 절실한 일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인 김진 변호사가 성폭력을 비친고죄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성폭력고소율 7.1%(2007 여성가족부 실태조사)밖에 안되는 현실에서 친고죄 규정이 어떻게 성폭력범죄의 실태를 밝혀내고 제대로 처벌받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가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두 번째로 한국여성민우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최김하나 활동가가 소수 범죄자 강력처벌이 아니라 실질적 처벌방안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은 전자발찌, 약물요법(화학적 거세) 등이 성폭력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인양 이야기하고 있지만, 김OO사건처럼 ‘낯선 흉악범’에 일어나는 성폭력은 10.7%에 불과합니다. 85%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성폭력은 친인척, 직장동료, 이웃주민 등의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합니다(한국성폭력상담소 2009년 상담통계 참조) 따라서 이렇게 소수의 범죄자들만을 본보기로서 처벌하는 전시행정을 할 것이 아니라, 성폭력 범죄의 현황을 분석하여 보다 실질적인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구하였습니다.

 

 

어제 3월22일(월) 법사위에서 전자발찌 등의 법안에 대해서 집중논의하면서,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보호시설, 임대주택, 치료, 교육 등의 방안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년 조OO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그렇게 많이 이야기를 했는데도 여전히 피해자보호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서 유감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3월 국회에서 성폭력고소율 7.1%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비친고죄로 개정되기를 촉구합니다.

 

기자회견문 보러 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