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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판례뒤집기 1차 좌담회 "위계·위력 개념을 피해자 관점에서 다시보기"
  • 2015-05-26
  • 3804

"성폭력 성립여부 판단근거로서 위계·위력 개념을  피해자 관점에서 다시보기"

<2015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판례뒤집기 1차 좌담회>개최  

  2015년 5월 15일(금) 오후 2시 합정동 100주년 기념교회 교육관 대강당 4층에서 김미순 전성협 상임대표님과 재단법인 동천의 김차연 변호사님을 모시고 "성폭력 성립여부 판단근거로서 위계·위력 개념을 피해자 관점에서 다시보기"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그간 <성폭력을 조장하는 대법원 판례 바꾸기>사업,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함께하는 <성폭력 수사재판 시민감시단> 활동 등을 통해,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입장에서 성폭력 이해를 위한 감수성을 법조인들에게 촉구해온 바 있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 지금까지 법적 판단의 '합리성', 객관성' 기준에서 배제되어 온 여성의 경험을 반영하고, 가시화시키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올해 다시 시작한 <2015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성폭력 판례 뒤집기>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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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 판결의 준거가 되고 이후 발생한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기소 여부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법원 판례분석은 매우 중요한데요. 최근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성폭력 사례는 1심,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서도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되어 성폭력피해생존자 지원단체들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이 사례를 계기로, 전문가들은 입법의 부재와 추상적인 법률 해석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해자가 처벌을 피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의 형량을 높이거나, 의제강간으로 보호되는 연령을 상향조정할 필요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만으로는, 본질적으로 재판부에서 '보호할만한 피해자'의 특징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피해자들의 진술을 신뢰하지 않거나, 더욱 엄밀한 채증주의의 잣대를 요구하는 재판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는 어렵다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법률에 명시되어 있는 '위계 또는 위력'과 같은  성폭력 성립여부 판단근거를 피해자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이지요.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2014. 9.29 시행)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아동·청소년을 강간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구강·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2.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③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④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9조의 죄를 범한 자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른다.

⑤ 위계(僞計)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아동·청소년을 추행한 자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른다.

⑥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이 자리에는 발표자 두 분 외에도, 아하!청소년문화센터 박현이 선생님,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미례 선생님, 경찰대학 장응혁 교수님을 비롯하여 다양한 현장 전문가 선생님들께서 참석하셔서 사안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을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아동·청소년을 성경험에서 무조건적으로 배제하고 격리하는 지나친 보호적 관점을 넘어, 그리고 입법적인 대안을 넘어, 피해자의 관점에서 성폭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 앞으로도 논의가 이어져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피해자 관점에서 객관성을 찾아가기 위한 토론이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어져야겠지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판례뒤집기>사업을 통해 이러한 토론의 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