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오늘 28일(화) 오전 11시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 ‘다시 타는 밀양 희망버스’에 탑승하는 서울·수도권 참가자가 모여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참가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공동주최와 기자회견 참여로 함께했습니다.
올해 6월 11일은 밀양 행정대집행 10년이 되는 날이지만, 폭력 진압에 책임이 있는 경찰청 김수환 차장을 비롯하여 누구도 처벌받지 않은 채 10년이 지났습니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는 핵발전 진흥 정책을 펼치며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 핵폐기장 추가 건설 등을 강행하면서 밀양 송전탑 건설이 보여준 국가폭력에 대한 반성 없이 발전소와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만행을 보이는 ‘핵폭주’의 상황입니다.
본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 상현 운영위원은 “이곳 서울과 수도권에서 우리가 편하게 소비하는 수많은 지역 주민들의 피해와 희생을 통해 생산·수송되고 있는 전력시스템의 부정의를 보여준 사건이 바로 6.11 밀양 행정대집행”이라며, 여전히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르고 있”기에 다시 밀양희망버스를 탑승함을 밝히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첫 발언으로 나선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남어진 활동가는 “밀양에는 여전히 송전탑을 반대하며 합의하지 않고 싸우는 143세대의 주민들이 있”다며, “송전탑만 쳐다보면 폭력의 기억이 살아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철탑 아래에 사는 밀양 사람들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음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국가폭력을 규탄했습니다.
다음으로 탈핵시민행동 이영경 집행위원은 “송전탑 건설을 막겠다고 분신자살을 하신 이치우 어르신의 소식이 들린” 때를 기억한다며,“밀양 송전탑 건설은 신고리 3호기 핵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운반하기 위해 시작된 공사”이고 밀양을 향한 폭력 뒤에는 “핵산업 유지와 수출이 있었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기후정의동맹 은혜 집행위원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일상이 된 오늘도,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10%가 되지 않고, 그중 90%가 민간자본”이라며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소는 폐쇄하겠다고 하지만 발전 비정규직 1만명의 일자리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동시에 “민간기업이 신규석탄발전소를 허가하고, 온갖 핵폭주 정책”을 내놓는다며 “국가와 공공을 바꾸어내는 투쟁을 시작해야하는 시간”이라고 참가선언을 밝혔습니다.
이어 종교환경회의 운영위원인 양기석 신부는 “밀양 투쟁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인식되던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그 부산물인 고압 송전선로 때문에 희생을 강요당하는 이들의 아픔에 무관심했던 시민들을 일깨워주었다”며 다시 “기후위기와 핵을 넘어 인권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고 촉구했습니다.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의 김소연 상임이사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투쟁하면 공권력을 동원하고, 해고”하는 모습에서 “밀양 투쟁은 비정규투쟁과 닮아있다”며, “송전탑 뽑고 핵발전소 폐쇄할 때까지 잡은 손을 놓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밀양에 연대하는 정당으로 나선 노동당 이백윤 대표는 “공권력의 ‘쉬운 행정’을 단호히 거부하고 민주주의로 향할 것”을 밝히며 노동자와 시민의 참여를 독려했고, 녹색당 김찬휘 대표는 “거대 정당의 정쟁 속에 핵발전과 송전탑은 잊혀졌다”며 “밀양과 청도에서 자란 정당으로써 함께 싸우겠다”고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6.11 밀양행정대집행을 기억하는 전국 15개 지역의 참가자들은 각지에서 ‘다시 타는 밀양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 청도에 모여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를 엽니다. 결의대회 공동주최 146개 단체는 오늘 서울·수도권 참가자들의 참가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참가선포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기자회견문]
밀양·청도 송전탑 행정대집행 이후 10년,
<다시 타는 밀양 희망버스, 서울 수도권 참가 선포 기자회견>
– 기후정의 역행하는 윤석열 핵폭주 막아내러 밀양 희망버스 함께 타요!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초고압 송전탑에 맞서 밀양·청도 주민들은 지난 이십여 년간 투쟁을 이어왔다. 밀양에서는 13번의 공사 재개와 중단이 있었고, 2013년 10월부터 2014년 6월까지 38만 명의 경찰이 투입되었다. 2014년 6월 11일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 부지에 설치한 4개 움막농성장의 행정대집행을 위해 2,000여 명의 경찰과 공무원을 투입했다. 한국전력과 경찰은 알몸으로 저항하는 밀양 주민들의 인권을 짓밟으며 사람이 안에 있는데도 농성장을 칼로 찢고, 쇠사슬을 건 목에 절단기를 들이대고, 사람들의 사지를 들어 던지며 밀양 주민들과 연대자들을 끌어내 결국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
올해 6월 11일은 밀양 행정대집행 10년이 되는 날이다. 폭력 진압에 책임이 있는 그 누구도 처벌받지도, 사과하지도 않은 채 10년이 흘렀다.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밀양경찰서장 김수환은 밀양을 계기로 승승장구하여 경찰 서열 2위의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이 되었다. 한국전력은 합의금인지 보상금인지 기준을 알 수도 없는 돈을 무분별하게 지급하여 수백 년 동안 형성되어온 마을공동체를 산산조각 냈다. 그러나 송전탑 완공 이후에도 송전탑을 반대하며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국가폭력의 고통을 안고 높이 100m의 765kV 송전탑 밑에서 살아가는 100여 세대의 주민들이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은 우리가 편하게 소비하는 전기가 수많은 지역주민들의 피해와 희생을 통해 생산·수송되고 있다는 전력시스템의 부정의를 드러냈고,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진실을 알렸다. 이를 통해 수도권에 거주하는 우리는 전기에 대한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10년 전 ‘우리가 밀양이다’라고 함께 외쳤다. 그러나 송전탑을 당장 철거하고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이 피해를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마땅한 일임에도 윤석열 정부는 기후위기를 핵진흥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핵폭주는 기후정의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최악의 역행이다.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고, 신규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은 국가폭력에 대한 반성 없이 발전소와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의 희생을 계속해서 강요하겠다는 만행이다.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하면 밀양 주민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양의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 아래에서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전력시스템의 부정의로 인한 국가폭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24년 6월 8일 토요일, 우리는 다시 타는 희망버스를 타고 청도와 밀양에 간다. 우리는 밀양·청도 주민들과 함께 “송전탑이 지어졌으니 투쟁은 끝났다”는 거짓말에 맞서 국가폭력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고, 탈핵·탈송전탑이 곧 기후정의임을 외칠 것이다. 초고압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과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 송전탑 철거와 탈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함께 모여 끝나지 않은 밀양 투쟁을 잇기 위해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며 투쟁할 것이다.
-밀양 청도 초고압 송전탑 지금 당장 철거하라!
-밀양 폭력진압 책임자 경찰청 차장 김수환은 사죄하라!
-수명 다한 노후 핵발전소 당장 폐쇄하라!
-신규 핵발전소,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백지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