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성명] 우리는 故 윤정주님의 뜻을 이어
성평등한 미디어,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故 윤정주 님은 1999년부터 한국여성민우회에서 활동하면서 성평등한 미디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케이블 오락채널들이 우후죽순 설립되던 시기에는 방대한 유료방송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면서 성차별적인 프로그램을 퇴출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였으며, 수많은 사회적 국면에서 주요 언론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바른 시선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여성연예인의 인권을 위해 싸워왔으며,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지상파의 공적역할을 더 푸르게 만들고 싶었던 활동가이기도 하다.
또한 방송심의 현장에서 성평등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2018년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양성평등조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근거한 심의와 제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방송프로그램에 성평등 가치가 실질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성평등 방송심의에 양적·질적 변화를 이끌어왔다. 또한 방심위 내부에서 젠더문제 상담을 담당하는 등 양성평등관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8일 고인은 자신에게 찾아온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그 수많은 꿈들을 뒤로 하고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는 추모의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의록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을 왜곡하여 고인의 활동을 편파심의로 매도한 이의 SNS의 내용을 접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해당 사안이 확대재생산 된 것은 최소한의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논란 그 자체만을 키운 언론의 책임도 크며, 우리는 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다.
“수용자주권의 확보와 평화를 향한 여성주의적 시각이 미디어 속에 충분히 담기고,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한 소중한 걸음걸음에 미디어가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미디어에 ‘더 많은’ 페미니즘을 이라고 외치기에는, 미디어에 페미니즘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0년 뒤, 20년 뒤에는 미디어에 더욱 더 많은 페미니즘을 발견하고 요구할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 기대한다.”
고인이 몸담았던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발족선언문과 20주년기념사에 담긴 내용이다. 여기에 故 윤정주님이 꿈꾸던 세상이 담겨 있다. 우리는 故 윤정주님의 꿈을 함께 채워나갈 것이다. 그가 만들고자 하였던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그것이야 말로 고인이 꿈꾸었던 가치이며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