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활동 /
  •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기자회견]신부에의한 유아성폭력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
  • 2005-09-16
  • 3791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 기자회견 성명서]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 가해신부에게 처벌을! 피해아동에게 치유를! -


2년 전 발생한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에 대한 4차 기자회견을 열며 우리는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만 4, 5세의 아이들에게 자신들을 괴롭힌 가해신부를 혼내주겠다고 했던 2년 전의 약속을 아직도 지켜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 때문이다.

2003년 4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신부’에 의해 다수의 유아들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경악했다. 피해아동이 유아였기에,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드러난 피해아동이 십여 명에 달하였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가해자가 신부였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분노하였고,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하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를 바랐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법에 호소를 하고, 전국적으로 공동대책위가 구성되고, 많은 변호사들이 함께 사건 해결에 힘을 모았으나, 현실은 너무나 참혹하다. 법은 사건의 진실에서 비껴서있고, 가해자는 여전히 신부로서 자신의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으나, 피해아동과 부모님은 2년이 지난 지금도 힘겨운 현실과 부딪히고 있다. 진실을 외면한 법, 가슴속에 큰 멍울이 들어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이들, 그 속에서 상처받은 무수한 사람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묻고 싶다.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고. 자신의 상처를 어렵게 이야기하고 도움 받길 원했던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주었느냐고. 전자팔찌 등 성폭력을 근절하겠다고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는 사건 하나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2차적 피해를 주는 일들이 허다하지 않은가. 앞으로 피해자중심의 사건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폭력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며, 결국 성폭력을 양산하는 결과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성폭력을 근절하기위해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우리는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하나, 법은 성폭력사건에서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한다. 성폭력피해를 입고도 자신이 유아라는 이유로 진술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떤 유아성폭력사건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피해아동들이 구체적으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법 앞에서 피해자의 진실과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둘, 우리는 올바른 수사 없는 법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법은 성역 없는 올바른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경찰, 검찰 수사 2년여 시간동안 가해자수사가 한, 두 차례밖에 없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성폭력에 대한 편견 없는 수사, 합리적인 수사를 통해 피해아동의 진실을 밝혀주어야 할 것이다.

셋, 법의 이름으로 시간이 흐르는 동안 피해아동들과 부모님들이 얼마나 상처받고 있는지를 보아주기를 진정으로 촉구한다. 2년이 흐른 지금에도 아이들이 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하는지, 왜 피해아동의 가정이 힘든 삶을 겪어야 하는지를 우리 모두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우리는 촉구하며, 헌법소원과 민사소송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우리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공대위’와 ‘전국성폭력상담소,보호시설협의회’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을 찾아줄 수 있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한다.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판결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5년 5월 12일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전국성폭력상담소,보호시설협의회
미성년자 성폭력피해 부모모임 사랑방(약칭 ‘미모사’)




* 아래는 로마 교황청에 제출하게될 대책위 탄원서의 내용입니다.


존경하는 교황님!

안녕하십니까? 교황이 되심을 축하드리며, 교황님께서 교회 내 성폭력 근절에 강한 의지를 보이신다는 소식에 너무나 기쁘고, 카톨릭에 새 희망을 가집니다. 이 세상의 소외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는 교황님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희는 한국의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라고 합니다. 지난 2003년 신부에 의해 다수의 유아들이 성폭력을 당한 사건을 해결하고자 결성된 대책위입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2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까지도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고, 한국의 천주교 측에서도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에 이렇게 교황님께 탄원서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2003년 4월 한국에서는 부산시 남구 문현동 소재 성당 부설 유치원에 다니는 다수의 유아들이 신부에 의해 성폭력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밤에 악몽을 꾸고, 자다가 일어나 울고 소리를 지르고, ‘괴물 저리가’라며 괴로워하였으며 신부가 자신의 몸을 만지고 아프게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신부의 사진을 보며 신부가 가해자임을 지목하였습니다. 또한 경험하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는 성폭력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고통에 우리 모두는 가슴이 아팠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종교인지도자이기에 신부라는 양심으로 스스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리라 생각했으나 가해신부는 이를 인정하지않고 도리어 피해자 가족들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처음 이 사건을 알게 된 피해 아동의 부모님 또한 천주교 신자라 이를 천주교 내에서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다른 신부들에게 도움을 청하였으나 도움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본 공대위도 사건을 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외에 해당교구와 천주교에서 이를 성의 있게 해결해주리라 믿으며, 관할 교구의 주교님과 면담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주교님은 만날 수조차 없었고, 교구에서는 ‘신부와 양심적 대화를 했는데,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는 이를 믿는다’는 말만 들었을 뿐입니다.

존경하는 교황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다수 피해아동의 부모님들 중에는 천주교 신자이신 분들이 있습니다. 천주교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 앞에서 신부나 신자는 그 인권에 차등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자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신부와만 이야기해서 진실여부를 결정한다면 신자는 어디서 진실과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저희가 알기로 천주교는 한국 사회 민주화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해왔던 종교이며, 소외된 이들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관한한 좀 더 천주교 측에서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피해자들에게 위안을 주려고 노력해야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해아동들은 2년 전 그 일로 인해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그 부모님들도 그 일로 인해 큰 상처를 입고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당시 4살, 5살이던 아이들이 이제 6살, 7살이 되어 내년에는 학교에 가게 됩니다. 치유되기 힘든 마음의 깊은 상처는 물론 세상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존경하는 교황님!

피해아동의 부모님은 법에 사건의 해결을 호소하기로 하여 고소를 하였으나,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공동대책위는 사건의 해결에 힘을 모을 공동변호인단을 결성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하였으며, 진실을 밝히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천주교를 재단하거나 위해를 가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폭력을 근절하고 아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찾아주려는 것뿐입니다. 현재 이 사건은 한국의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며, 가해신부와 교구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져 우리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의 가슴 아픈 한을 풀어드릴 수 있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잘못을 한 사람이, 그리고 그 잘못을 만든 사회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 우리 아이들의 진정한 치유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저희는 법적인 해결뿐만 아니라 천주교에서도 가해신부에게 응당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부직을 박탈해야함이 마땅하고, 그게 힘들다면 최소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신부이기에 신부직을 정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지금도 고통 중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세계 천주교회를 대표하시는 교황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2005년 5월 2일
신부에 의한 유아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