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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우리의 대안을 조직하자 2/1-3 체제전환운동포럼
  • 2024-03-04
  • 490


[후기] 우리의 대안을 조직하자 : 2024년 2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체제전환운동포럼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도 했지만 2023년은 윤석열 정부 2년차로 수많은 탄압의 광풍과 우파 포퓰리즘의 공세속에서 인권, 성평등, 노동, 주거권, 장애인권 등의 가치가 왜곡되고 공격에 놓이는 때였습니다. 그런데 국회와 정치권은 이러한 거악과 싸우기 위한 내부 집결과 단속을 강화할 뿐 불평등한 체제에 대한 전환, 근원적인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신자유주의적 금융의 일상지배의 가속화 제지에는 그 역할을 방기할 뿐 아니라 이를 돕는 세력으로 기능하고 있기 까지 합니다. 전쟁의 소식은 매일 들려오고, 산불과 폭우, 혹한이나 이상기온은 계속되는데 이 연결고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연대하며 대응해나가야 할지 사회운동도 새로운 과제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체제전환운동포럼은 그렇게 제안되었는데요, 반성폭력 운동 영역에서도 제도화 끝에 만난 우파 정부로부터 위협되는 현실, 성폭력에 대한 대응이 사법권력을 강화하고 시장화하면서 피해자 연대와 사회변화의 대응이 가로막힐 때의 위기감 등을 함께 논의하자는 필요를 모으게 되었어요. 그래서 체제전환운동포럼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33차 정기총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총회를 마친 직후, 활동가들은 2월 1일(목), 2일(금), 3일(토)에 열린 여러 세션들에 골고루 참여하면서 쉬는 시간에 토론을 이어가고 점심식사에 다른 활동가들과 안부를 나누고 대화를 이으며 포럼이 연 만남과 연대, 배움과 토론의 장을 만끽하였지요. 이 포럼에 참여한 상담소 인턴, 자원활동가들도 이후에 참여했던 후기를 서로 이야기나누게 되었답니다. 


몇 세션에서의 후기를 나누어볼게요.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연대를 위하여] 세션 후기 by 도경


‘가로지르길 2’ 세션은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연대를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교육운동에 관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생이었던 때의 경험이 떠오르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새롭고 생소한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내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층위의 쟁점들이 제기되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였어요. ‘교사, 학생, 양육자(학부모)’로 대표되는 교육 3주체 담론을 넘어 그 안의 역동뿐 아니라 그 밖의 새로운 교육 주체를 발굴해야 한다는 이야기, 청소년 인권운동에서 능력주의와 시험주의를 바라보는 관점, 또 한편으로는 교육노동자이자 교육운동의 주체로서 교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 등 다양한 말들이 펼쳐졌습니다. 어느 운동이나 단일 주체, 단일 의제로만 대표되기는 어렵겠지만 특히 교육의 경우에는 굉장히 복잡한 층위의 이야기들이 진행되고 있구나!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조금은 익숙한 ‘돌봄’에 대한 내용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발제 2를 맡아주신 교육노동자현장실천의 보란님은 교사의 교육활동과 돌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돌봄 역시 교육 현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교사노동자의 ‘돌봄 노동’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고 교사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또 한편으로 토론자분들은 ‘학교 너머에서의 돌봄’에 대한 경험을 말하기도 하고, 왜 우리는 청소년이 늘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한다고만 여기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나누어주시기도 하였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시혜적이지 않고 개인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는, 상호적인 돌봄이란 어떻게 가능할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자본에 포획된 농업으로부터 정의로운 전환] 세션 후기 by 신아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흙 없이도 농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스마트팜, 첨단의 대규모 시설을 갖춘 농업,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대출 지원 사업 등은 현재 자본주의 체제가 포섭한 농업의 모습입니다. 몸에 좋은 재료와 먹거리를 중심으로 소비자 관점의 관심은 늘어났지만 농민이 주체가 되는 농업, 생명을 살리고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생태적인 농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회운동의 영역에서도 많은 논의되지 않아왔습니다. 다른 사회 전망을 함께 그리는 일에서도 ‘농’은 빠져있다는 것이 농업세션의 중요한 문제의식 중 하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호미를 들고 꼭 전업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농사를 짓자는 한 패널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단절되었던 ‘농’과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방법이구나 생각되었습니다. 실제로 도시텃밭 주말텃밭을 하는 이들도 많으니까요. 도심 곳곳에 시민들이 경작할 수 있는 텃밭과 농지가 생기고 텃밭을 일구고 다른 생명을 돌볼 수 있는 역량이 높아진 그런 사회를 상상해 보게 됩니다. 예전에 참석했던 집회에서 “공사 말고 농사!”라는 구호를 외쳤었거든요. 구호로 짧은 후기를 마무리해봅니다. “모두에게 호미를! 공사 말고 농사!”





[지금 여기, 체제전환 페미니즘] 세션 후기 by 호랑


'가로지르길 4' 세션은 "지금 여기, 체제전환 페미니즘" 이었습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페미니즘 세션!! 예상보다 뜨겁고, 열띤 세션의 시간이었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몽이 반체제/반자본 운동으로서 페미니즘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페미니즘 운동이 노동자운동과 만나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이야기(정은희), 젠더폭력을 관리할 뿐 해결하지 못하는 지금의 체제를 짚어내는 이야기(닻별),  장애와 여성을 교차하며 상호 돌봄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진은선)를 나눴습니다. 2시간의 전체 진행시간 중 한시간동안 발제-토론을 진행하고, 남은 한시간동안 플로어토론을 진행하였는데요, 한 시간이 가득 차게 플로어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 세션을 준비하기까지 상담소의 닻별과 호랑을 비롯하여 여러 활동가들이 두달동안 매주 스터디와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페미니즘 운동이 개인주의적인 여성의 성공으로 이해되는 현실, 여성 정체성을 기반으로 다른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양상, 자본주의에 내재된 성별분업과 차별에 대한 비판과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모쪼록 세션의 참여자들에게 세션 준비팀의 고민과 노력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닻별의 발제문 중 일부를 공유합니다 


"성폭력피해자가 피해를 경험하고 치유-회복을 과정을 지나는 데에는 결국 자원이 필요하다. 이 자원은 흔히 사람들이 떠올리는 법적 조력, 의료비 지원 등 ‘지원’의 이름으로 국가가 제공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주변의 격려와 지지, 피해자의 말하기가 왜곡 없이 받아들여질 사회적 분위기 등… 성폭력 피해자가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성폭력을 감내하거나, 성폭력을 말한 다음 통념 섞인 말에 시달리는 것이 아닌 성폭력을 더 쉽게 말할 수 있는 사회, 성폭력을 덜 참아도 되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 반성폭력 운동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면, 반성폭력운동은 기존의 ‘여성운동의 영역’이라 일컫어지는 부문을 넘어 더 많은 영역과 만나야 한다. 성폭력 피해가 가능케 하는 노동의 구조, ‘남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생계부양자모델에 대한 비판, 자본이 되어버린 ‘집’이 안정적인 거주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되찾는 주거권의 영역까지. 그런 고민을 담아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등 다양한 연대체 활동을 열심히 이어가고 있지만, 체제전환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이 한계에 다다른 한국 사회를 뒤엎는 변혁의 운동이 되기 위해, 이 기회를 빌어 더 많은 논의와 연대의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2월 1일(목) 여는 마당, 주거권, 교육 세션
2월 2일(금) 농업, 공공재생에너지, 페미니즘, 노동 세션
2월 3일(토) 전쟁과 반전평화, 종합토론, 닫는마당 


세 세션의 발제와 토론은 모두 자료집에 실려있고요, PDF로 다운받으실 수 있답니다! 

 

[자료집] 2024 체제전환운동포럼 '우리의 대안을 조직하자' 지금 자료집 다운로드 받기! 👻
https://www.gosystemchange.kr/resources/2024forum-book


[영상] 2024 체제전환운동포럼 '우리의 대안을 조직하자' 세션별 영상 다시보기 Play Now! 😼

💻 포럼 재생목록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dowqEYyuVZPAD-ZfcUfYYpCdarwYRMLn


2월 1일(목)
[오프닝] 이때다 체제전환! (https://youtu.be/qSjl1S67byw)
[가로지르길 1] 주거권과 가족구성권, 하나의 지도만들기 (https://youtu.be/bKJIixeJJek)
[가로지르길 2]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연대를 위하여 (https://youtu.be/dnS4JffhCNA)


2월 2일 (금)
[가로지르길 3] 자본에 포획된 농업으로부터 정의로운 전환 (https://youtu.be/pRpq7XIfw8A)
[가로지르길 4] 지금 여기, 체제전환 페미니즘 (https://youtu.be/XKXSFm_lWY0)
[가로지르길 5] 기후위기 시대, 공공재생에너지로 체제전환운동을! (https://youtu.be/bYCpT3tvn40)
[가로지르길 6] 체제전환을 향한 노동/운동의 도전 (https://youtu.be/T0H1u7linHA)


2월 3일(토)
[가로지르길 7] 도래하는 전쟁위기에 맞서 사회운동 무엇을 할 것인가 (https://youtu.be/cCYqSKLclaA)
[종합세션] 자본주의를 질문하기, 체제전환을 모의하기 (https://youtu.be/tvuP4CHyoRU)
[폐막식] 봄을 부르는 편지 (https://youtu.be/zL09y7duywI)






2.1(목)~2.3(토) 3일 동안 700여 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의 참여로 2024 체체전환운동포럼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사회운동의 정치를 시작하자' 가 이어집니다. 


3월 23일(토)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가 열립니다. 사회운동의 새로운 연합질서가 제안된다고 해요. 목표는 체제전환운동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사회운동을 혁신하려는 이들이 함께 만드는 조직적 질서라고 합니다.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자리, 사회운동의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는 자리에 함께 해요!


⏰ 일시 : 2024년 3월 23일(토) 오후 2~6시
📌 장소 : 파이팩토리 (서울시 광진구 광나루로 441, 서울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2번 출구)
🔗 참가 신청 : https://bit.ly/systemchange-rally
👻 프로그램
13:00~14:00 | 참여자 등록
14:00~14:40 | 개회 및 토론 제안문 발제
14:40~16:00 | 모둠별 원탁토론
16:20~17:20 | 힘다지기대회
17:20~17:40 | 토론결과 종합 및 폐회

💎 참가비 : 1만원 (청소년 자율납부)
– 입금계좌 : 국민은행 245301-04-390299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비수도권 참여자는 교통비 일부를 지원합니다.
– 일정 상 정치대회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면, 후원으로 함께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