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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 국회 토론회 후기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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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8일 국회 토론회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성평등정치/노동정책/돌봄정책/젠더폭력 등 여성인권의 주요한 이슈들을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토론회였습니다. 상담소에서는 여섯명의 활동가들이 현장에 참여하였습니다. 


홍성수 교수가 사회를 맡고, 각 분야별로 연구자들이 발제를진행했습니다. 먼저 첫번째 발제에서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 중심의 '여성혐오'를 중심으로 성차별에 맞서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집단적으로 가시화되었지만언론을 통해 '젠더갈등' 담론이 부상하면서 마치 여성혐오가 개인의 여성에 대한 증오,적대인 것처럼 개념이 오용되고, 남성들의 안티페미니즘 정서를 정당화하였음을 지적했습니다. 이 발표에서 가장 꼭 기억해야 하는 점은, 젠더갈등이 2021년도에 20대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속히 부상하였다는 점입니다. 현정부가 집권한 이후 젠더갈등 관련 보도가 약화되었다는 것은, 담론이 선거정치에 소비된 것을 드러냅니다. 추지현 교수는 성평등 정책의 후퇴는 민주주의의 후퇴! 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EU의회에서도 2019년 Gender Equality Board 결의안을 발표하면ㅓ 성평등 정책의 후퇴가 시민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한다고 선언했다고 하네요. 


두번째 발제는 20대 남성보다 여성이 고용률이 높다는 것을 근거로 노동시장에서 오히려 남성들이 더욱 불리하다는 '남성 피해자론'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성이 첫 일자리에서 더 늦게 취업하고 20대 고용률이 더 낮지만 20대와 30대 모두 남성의 평균임금이 여성보다 높고, 30대가 되면 성별 고용격차가 20%p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남성들은 취업 장기적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오랫동안 취업을 준비하고 이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이어나가지만, 여성들은 저임금의 질낮은 일자리에 빠르게 취업하고 계속해서 고용불안정에 있다는 분석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답답하게 다가왔습니다. 신경아 교수는 고용성차별이 여전함에도 지난해 고용평등상담실의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을 지적하기도 하였습니다.


세번째 발제는 이화여대 여성학과 이은아 교수의 친밀성&돌봄에 관한 발제였습니다. <청년 세대 친밀성의 변화: '가족'을 넘어선 '돌봄정책'>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는 오늘날 청년세대가 부계(남성가장) 중심의 가족 질서와 충돌하고 있고, 특히 청년 여성들의 인식과 실천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은 발제였습니다. 꼭 나누고 싶은 두 가지 이야기는 1) 결혼과 출산이 계층화되어 (중산층) 정상가족이 특권처럼 간주되고 '가난한데 애를 낳는 것은 '죄'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현실에 대한 설명 2) 결혼과 출산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현상이 청년층에서도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여성들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남) 그런데 출산, 결혼을 하지 않는 청년 여성을 '문제집단'으로 만드는 정치가 존재 한다는거!  입니다


마지막 발제는 상담소의 이사이기도 한 장임다혜 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젠더폭력 정책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는 '젠더폭력'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해서 의미있는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개념과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22년 현재 정부는 여성폭력을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이라고 명명하며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의 의미를 완전히 퇴색시켜 버렸다고 하였습니다. (참고: "5대 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강화" 국정과제)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문제이면서도, 정리된 언어로 들으니 오늘날 정책의 문제를 더욱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토론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시간관계상 생략합니다. 다음에 상담소 행사에서 "궁금해요!" 하고 질문해주신다면 이야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가 궁금하신 분들은 2024 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의 <총선정책토론회>자료집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이 토론회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이라는 토론회의 타이틀입니다. 반성폭력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은 정치에서 성평등이 실종되고 있는 것을 매일매일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제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비동의 간음죄(강간죄)'가 남녀 갈라치 를 하는 공약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사보기) 젠더갈등 프레임으로 성평등을 없애는 전형적인 예시이지요.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 실무자가 '비동의 강간죄'를 민주당의 10대 정책공약으로 넣은것이 "실무적 착오"라고 해명(?) 했다고 합니다. (기사보기) 


강간 피해에 대한 법률지원을 하는 활동가들은 피해자에게 '폭행협박'이 충분히(?) 있었는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저항했는지 계속해서 의심과 질문이 쏟아지는 것을 목격하는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그걸 왜 알지 못할까요? 이런 뉴스를 보자면 곧 홧병이 날지도 모르지만 다행히 아직까진 (저는) 견딜만 합니다. 상담소를 응원하고 연대하는 후원자와 지지자분들 덕분에!!지금의 세상이 잘못되었고 성평등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연구자/ 시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덕분에!!! 반성폭력 운동은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모두모두 성평등한 하루, 성평등 외치는 하루 되세요!





이 글은 여성주의상담팀 호랑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