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는 무척 특별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2024년 6월 22일(토) 오후 6시 30분, 이태원 레스보스에서 이번 달 모임 겸 유자님 생일 파티가 열렸습니다.
원래는 매월 세 번째 금요일 저녁 7시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모임이지만, 다 같이 유자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달만 일정을 조정했어요.
이번 모임에는 생일 파티 주인공인 유자와 앎, 이음, 나타샤가 참석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다큐멘터리 영화 <홈 그라운드>를 통해 레스보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꼭 가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드디어 방문하여 사장님(명우형)을 영접하였습니다.
레스보스는 레즈비언을 위한 공간이자 퀴어 역사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인 명우형을 뵙는 것이 벅찼습니다.
따로 인터뷰라도 하고 싶을 만큼 다가가고 싶었으나 명우형은 음식을 만드시느라고 너무 바쁘셨어요. ㅠㅠ
공간에 대한 기대감, 두근거림 못지 않게 행사 진행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생일 파티의 콘셉트는 '공주들의 무도회'였어요.
유자님은 왕관을 쓰고 망토를 두르고 왕으로서의 위엄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공주 코스프레 의상으로 참여하신 분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이 날의 드레스 코드에 충실하게 차려 입고 오신 분들은 '최강의 공주 콘테스트'에 참여해 후보로서 포부를 밝혔습니다.
명우형 심사로 시상도 있었어요~
이런 이색적인 생일 파티를 준비하다니 유자님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네요.
더군다나 행사 막바지에는 유자님의 훌라 춤을 직접 볼 수 있는 무대도 있었어요.
이날 유자님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다수의 참석자들이 있었지만, 저희는 소모임 멤버들끼리 한쪽 테이블에서 수다를 이어갔습니다
역시 최근 지속적으로 뜨거운 논쟁이 된 밀양 성폭력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와 상담소 모금 운동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돈벌이 수단을 목적으로 신상 공개를 하는 사이버 렉카를 언급할 때는 분노감과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가해자의 어린 자녀들 사진을 모자이크도 없이 노출시키고 심각한 성희롱까지 하는 일부 사람들을 보면서 드는 회의감도 컸습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가해자 신상 공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가 오히려 상처 받고 공격 당한 경험도 나누었습니다.
부디 밀양 성폭력 피해자분이 치유와 일상 회복을 잘 하실 수 있도록 고민하는 방향으로 집중해서 연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차를 마감하고 2차로 이태원역 근처의 드랙 공연을 볼 수 있는 곳, 2F로 이동하였습니다.
샴페인을 마시며 밤 11시 반, 새벽 1시 두 타임의 공연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명씩 무대에 나와서 현란한 춤과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그동안 막연히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젠더의 구분을 뛰어넘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무대였습니다.
이 화려함 뒤의 엄청난 노력도 엿보였습니다
환호할 수밖에 없는 대단하고 멋진 공연의 여운...한편의 꿈처럼 아직도 맴돌고 있어요.
유자님 덕분에 이태원의 열정을 밤새 느끼고 왔네요.
유자님, 초대와 이끔이 역할 고마워요~
이렇게 종종 오프라인 모임으로 진행하는 건 대환영입니다.
레스보스에서 모임 홍보도 야심차게 했으니까 새로운 멤버도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이날 같은 공간에 있었던 분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누구든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나타샤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는 매월 세 번째 금요일 오후 7시-10시, 온라인 화상회의 ZOOM으로 진행됩니다(오프라인 모임은 분기별 진행 예정이에요).
다음 모임은 2024년 7월 19일입니다. 신규 참여자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