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반성폭력 이슈리포트 12호(2018년)가 발간되었습니다! 짝짝짝!! 이번 반성폭력 이슈리포트는 “성폭력역고소”를 중심으로 기획하여, 그동안 연구소에서 계속 주목해온 성폭력역고소에 대해 더욱 깊고 넓게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기획특집으로는 <성폭력역고소의 현시점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반성폭력 활동가 및 연구자, 변호사 등을 모시고 성폭력역고소를 해체하기 위한 전략 좌담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상담일지 분석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성폭력역고소 상담일지를 분석하였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특히 양적 분석 뿐 아니라 질적 분석을 함께 수행한 것이 특징입니다. 양적 분석의 경우 친고죄 폐지 이후인 2013년 6월부터 2018년 5월간의 성폭력역고소 상담일지를, 질적 분석의 경우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의 상담일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쟁점과 입장에서는 <성폭력 역고소의 상업화와 ‘보복성 기획고소’(김보화)>, <미투운동과 사실적시 명예훼손/폐지론의 충돌(장다혜)>, <‘진짜’ 피해자와 ‘가짜’ 피해자를 선별하는 성폭력무고 수사과정의 문제(최란)>를 통해 성폭력 가해자 변호시장의 상업화되고 또 이로 인해 역고소가 남용되는 문제, 역고소의 한 형태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둘러싼 논쟁, 성폭력무고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 성폭력역고소와 관련된 면면을 다양하게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기고에서는 <안희정 성폭력 1심 판결 방청기(권김현영)>, <문화예술계 성폭력: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대응지원으로 맞서다(모라)>, <사이버성폭력 피해자지원을 위한 국제연대 활동기(승진)>, <난민은 페미니스트 의제인가?(김보명)>를 통해 2018년을 관통한 이슈들과 각각의 현장에서 가열찬 반성폭력운동이 이루어지는 모습들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럼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할까요?
[기획특집] “성폭력역고소의 현시점을 묻다”_성폭력역고소를 해체하기 위한 반성폭력 활동가·연구자 전략 좌담회
일시: 2018년 8월 2일 목요일 오후 4시 장소: 한국성폭력상담소 지하 이안젤라홀 사회자: 김보화(본 상담소 부설연구소 책임연구원) 참석자(가나다순): 김미순(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 손문숙(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이미경(본 상담소 소장), 이선경(법무법인 유림 변호사), 장주리(본 상담소 부설연구소 연구원), 최란(본 상담소 여성주의 상담팀), 추지현(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속기: 앎(본 상담소 성문화운동팀), 수민(본 상담소 자원활동가) |
좌담회는 역고소를 남용하는 가해자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피해자들의 말하기를 지속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성폭력역고소 사건들의 현황 및 과거와의 차이점, 가해자가 역고소를 통해 얻는 것, 성폭력가해자 변호시장의 상업화되고 따라서 역고소가 남용되는 것, 사실적시 명예훼손 역고소 및 폐지를 둘러싼 논쟁, 성폭력역고소 수사과정에서 성폭력피해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 성폭력역고소 피해지원자로서의 어려움, 성폭력 고소를 고민하고 있는 피해자들과 성폭력역고소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 성폭력 사건 해결에 있어서 사법적 의존도가 높아진 부분과 성폭력역고소의 관련성, 그리고 우리의 싸움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상담일지 분석] 한국성폭력상담소 성폭력역고소 상담일지분석: 5년간 상담통계와 1년간 상담사례를 중심으로_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김보화·장주리
이번 호의 상담일지 분석에서는 양적 분석 뿐 아니라 상담일지 내용에 대한 질적 분석을 병행하였습니다. 우선, 양적 분석의 경우 친고죄가 폐지된 이후인 2013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5년간의 상담통계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친고죄 폐지 이후를 분석시기로 설정한 것은 친고죄 폐지 이후 역고소가 더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는 역고소사건 지원의 특성, 역고소가 파생된 성폭력 사건의 기본적 특징(피해유형, 피해자 성별연령, 가해자성별연령, 피가해자관계), 역고소피해의 유형과 피가해자 관계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질적 분석의 경우 각종 ○○계 내에서 성폭력 폭로가 진행되고 있었던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의 1년간의 상담사례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여기에서는 가해자가 출구 전략으로서 어떤 목적으로 역고소 위협 및 역고소를 활용하는지, 성폭력역고소가 실현되는 조건은 무엇인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쟁점과 입장] 성폭력역고소의 상업화와 ‘보복성 기획고소’_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책임연구원 김보화
이 글은 문헌연구, 관련 판례 검토 및 역고소 피해경험자 5명과 변호사 2명을 심층면접하여 성폭력피해자가 형사고소하거나 피해사실을 SNS 등을 통해 폭로한 이후 가해자에게 ‘보복성 역고소’ 피해를 입고, 심지어 피해자와 연대하거나, 지지했던 제3자들에게 ‘기획적으로’ 고소를 시도하는 이른바 가해자의 ‘보복성 기획고소’에 주목하여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무엇이, 누가, 어떻게 피해자들의 말하기를 효과적으로 막아왔는가에 대해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쟁점과 입장] 미투운동과 사실적시 명예훼손/폐지론의 충돌_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장다혜
이 글에서는 최근 사실적시명예훼손의 폐지가 역고소 등 2차 피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내용과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보호하고 있는 명예의 현실에 대해 진단하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폐지가 갖는 의미와 효과, 특히 성폭력 사건의 공론화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고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성폭력 사실적시 명예훼손 역고소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쟁점과 입장] ‘진짜’ 피해자와 ‘가짜’ 피해자를 선별하는 성폭력 무고 수사과정의 문제_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팀장 최란
2018년 5월 대검찰청은 성폭력 수사매뉴얼을 개정해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피해자를 무고혐의로 고소하더라도 해당 성폭력 사건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무고 사건 수사에 착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성폭력피해를 고발하는 ‘미투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는 ‘보복’의 형태로 역고소를 남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였으나 이에 대한 반발적 흐름도 나타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폭력 수사매뉴얼 개정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성폭력 무고 사건의 수사과정에서의 문제를 다뤘습니다. 이에 수사매뉴얼이 ‘매뉴얼’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하고, 성폭력피해와 무관한 수사팀 배정문제, 성폭력피해 고소가 허위사실일 것이라는 수사관의 태도 등에 대해 논하고 어떠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지 이야기했습니다.
[기고] 안희정 성폭력 1심 판결 방청기: 재판과정의 문제와 쟁점들_ 여성주의 연구활동가·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 권김현영
이 글에서는 1심 공판을 직접 방청하셨던 권김현영 선생님이 재판과정 및 판결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1심 결심 공판에서 안희정이 “어떻게 지위가 타인의 인권을 빼앗을 수 있습니까?”라고 하는 짧은 비문으로 최후진술을 대신한 것에서 법정이 가해자 안희정에게 안온한 공간이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안희정에게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력의 존재와 행사를 나누었으며 피고인의 모순과 누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비동의간음죄가 도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유죄로 판결할 수 없다며 입법부로 공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2심에서는 제대로 된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기록과 저장의 의미로서 중요성을 갖고 있는 글입니다.
[기고] 문화예술계 성폭력: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대응지원에 맞서다_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 활동가 모라
이 글에서는 문화예술계 성폭력의 유형에 따른 특징을 먼저 알아본뒤, 직접적인 사건 해결에 개입하는 피해지원 및 대응지원 활동을 통해서 드러나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건 해결의 어려움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강제적인 폭력과 협박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꿈과 재능, 미래를 이용하여 성폭력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피해자의 작업에 대한 관심과 평가의 말로 현혹하여 신뢰 관계를 쌓은 뒤 성폭력을 행하거나, 예술작업을 빌미로 성폭력을 행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문화예술계 성폭력이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것, 예술대학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 명성과 지위가 막강한 가해자 한 명에 의한 다수에 대한 성폭력, 문화예술계 내에서 가해행위자에 대한 제재가 부족함, 사건해결 과정에서 가해자가 속한 예술조직이나 예술협회 등의 공동체에서 성폭력사건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 등을 사건지원의 어려움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고] 사이버성폭력 피해자지원을 위한 국제연대 활동기_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승진
사이버성폭력 피해자지워을 위한 국제연대는 서버지가 해외인 사이트에 유출된 피해촬영물에 대한 삭제지원이 어려운 것에서 출발합니다. 사이버성폭력은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시공간을 초월한 가해 및 피해가 발생하고, 피해가 국경을 넘어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에 필자는 바다 건너의 동료를 찾아 해외에 사이버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과 협력하고자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만의 TWRF(Taipei Women’s Rescue Foundation)와 미국의 CCRI(Cyber Civil Rights Initiative)와 연대하고 오신 이야기를 소개하고, 앞으로 변화되어야 할 지점들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기고] 난민은 페미니스트 의제인가?_ 여성학 연구자 김보명
2018년 6월, 제주도의 예멘 난민들이 한국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난민반대 담론에서 여성인권과 젠더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대중적 목소리로 부상하였습니다. 이 글에서 필자는 난민반대를 위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서술하고 전시하는 방식과 전략이 페미니스트 정치학의 윤리나 지향, 방법론에 부합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의 충돌을 배타적인 정치학 간의 충돌이 아니라 동시대를 구성하는 실천과 저항의 언어로서 두 정치학이 상호작용하고 서로를 변화시키는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논의 끝에 왜 난민이 페미니스트 의제인지 말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반성폭력 이슈리포트 12호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마구마구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시지 않나요?
그렇다면 ▶ 반성폭력 이슈리포트 12호 보러가기
이슈리포트를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과 또 한번 깊고 넓게 논의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글은 부설연구소 울림 연구원 주리가 작성하였습니다.>